치과 봉사단체를 만들었습니다

2020.12.16 13:18:00

스펙트럼

최근 작은 치과 봉사활동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보건소 사업 출장으로 장애인 진료를 많이 보다 보니, 집 밖에 나오기 힘드신 장애인 분들이 치과 치료에 있어 굉장히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치과 치료의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은 연세가 있으셔서 가족이 없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이 외에는 치과 치료에 관해 관심이 적은 보호자들에게 보호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추후 통계를 활용해 원인에 대해서도 분석해볼 생각입니다. 좋은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나오니깐요.

 

단체 이름은 “찾아가는 치과봉사회”입니다. 아마 단체 활동의 주축은 치과위생사 선생님들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치과 봉사단체들의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볍게 살펴본 바에 따르면, 대외적으로 회원을 공개 모집하고 꾸준히 활동하는 치과 봉사단체들의 숫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대부분 치과의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치과의사의 봉사활동은 굉장히 제약이 많습니다.

 

치과의사 선생님들께서 봉사활동을 나가실 땐 보통 진료를 생각하시기에 이동식 유니트 체어가 갖춰져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진료를 도와주실 치과위생사 선생님들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장애인 환자분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행동 조절을 위한 봉사자도 더 필요합니다. 아직 가장 중요한 점이 남아있습니다. 대부분 치과의사 선생님들께서는 너무나 바쁘십니다!

 

이동식 유니트 체어는 가격이 최소 500만원 이상은 할 뿐 더러, 이외에도 진료를 위한 수많은 재료를 들고 가야 하고 포터블 엑스레이까지 갖추게 되면, 짐을 실은 차가 치과 버스가 된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거기다 인원이 많아지면, 시간을 맞추는 게 굉장히 어려워지는 건 당연한 미래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조차 하나밖에 볼 수 없다는 그 미래입니다. 활동 시간을 맞추는 게 어려워진다면 봉사는 흐지부지될 것입니다.

 

그래서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취합해 보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진료보다는 예방과 관리에 초점을 두어 보았습니다. 또한 숫자가 많고, 일을 쉬시는 분들도 많은 집단이면서 치과 예방학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치과위생사 선생님들이 생각났습니다. 아하! 가능한 소수 인원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시스템 관리가 된다면 충분히 전국적으로 규모가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장애인 환자는 지속적인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기에, 일 대 다수의 관리보다는 일 대 일 매칭으로 좀 더 집중된 케어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코로나가 만연한 이 시국엔 다수가 모일 수 없기에, 좀 더 적합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시작한 내용들은 많은 이야기의 시작일 뿐입니다. 사실 굉장히 구체적인 사안들까지 만들어봤으나, 저와 제 지인들이 1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규정들을 다듬어 볼 계획입니다. 그래서 모두들 앞에 나타나는 건 그 이후가 될 듯 합니다. 후원해주고 싶으셔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우선, 너무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지인들과 하는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다듬는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지나가듯 얘기를 던져봤음에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치과대학 동기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기 돈, 시간 써서 멋진 일을 하겠다는 친구들! 사랑합니다. 오늘 사랑한다고 카톡을 보내야겠습니다.

 

공식적인 첫 활동은 다음 주(12/10)부터 시작입니다. 당장 소규모로 다니는 봉사활동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추후 커진 단체의 활동을 생각하니 고민해볼 내용이 대단히 많았습니다. 치과 지식은 당연하고, 각종 행정 및 법률적인 지식도 필요할 뿐더러 장소, 시간, 돈 부족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멋진 활동을 기대해주세요. 장애인 치과 진료에 대한 수다스러운 질문을 언제나 밝고, 또 넓게 알려주시는 이효설 교수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후원 약속과 응원 보내주신 가수 인순이 선생님도 감사드립니다. 이미 현장에서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계신 스마일재단과 선배님들을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은욱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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