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로움을 벗어나 행복해지는 방법

2023.06.07 13:58:55

김여갑 칼럼

요즘 어떻게 지내? “항상 똑같지 뭐.” 하루하루 바쁘고, 치열하게 산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단조로웠던 것 같다. 단조롭던 우리의 일상생활 중에 대용량 폭탄이 떨어졌다. 의료계에 목숨을 건 듯 심한 편 가름의 투쟁이었다. 한편인 듯, 한 편이 아닌 듯 집단 간의 오랫동안 쌓여왔던 일이었다. 우선 급하게 일단락되었지만 후유증은 간단하지 않을 것 같다. 일방적으로 마무리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갈등은 지속될 것 같다. AI에게 맡기면 되려나? 부부싸움이면 헤어질 수도 있지만(?) 이 싸움은 헤어질 수도 없다. 이 투쟁이 끝나면 우리는 다시 만나 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항상 하던 환자 보는 일을 함께 하게 된다. 서로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기에 쉽지 않은 일인 줄은 서로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지 말고 자신들의 일을 하면서, 서로 도와 개선할 것은 개선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잠시 여유를 찾고 쉬어가는 의미로 단조로웠던 필자의 생활 중 아쉽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어서 자녀가 있는 가정에 꼭 권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학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생활이다. 중학교 다닐 때 교문이 열리기도 전에 학교에 갔던 일도 많고, 미국에서 Six Flags에도 문이 열리기도 전에 갔던 적도 있었다. 문 앞에서 기다리는 차가 나만이 아니었다는 것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요즘도 갈 길이 머니 5시 40분이면 집에서 출발한다. 대학에 있을 때 아침 일찍 가서 강의 준비, 환자 볼 준비를 하고, 그날 일을 하고, 연구실에서 늦게까지 앉아 책보다가 집에 가면 TV보다 자고, 약속이 있으면 약속이 있는 데로 일을 보곤 하였다. 지금은 예약해놓은 기차시간이 있어서 끝나면 바로 퇴근하지만. 주말에 테니스 치고, 어쩌다 골프도 치고 항상 똑같다.

 

하고 싶은 말은 지금도 젊은 친구들에게 말하지만 연구실에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집에 가서 자녀들과 함께 공부하라는 것이다. 집에 늦게 가서 TV만 보다보면 실제 자녀들 공부에도 방해가 되고(집사람도 불만이 많았다), 아버지는 TV만 보면서 자기들보고만 공부하라고 야단친다고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간단하고 실제적인 해결 방법은 거실의 TV를 치우고, 대신 큰 테이블을 갖다 놓고, 자녀들과 부모가 함께 공부하자는 것이다. 처음엔 어려울 수도 있다.

 

필자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여기서 공부가 되나 궁금했었는데 가능했다. 재미난 경험을 했다. 한번은 코엑스에 별마당 도서관이라고 개방된 도서관이 있는데 약속시간이 남아서 책을 한 권 꺼내 읽는데 주위에 관광객도 많았고,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전혀 상관없이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또 한 번은 집사람과 아들이 함께 코로나에 걸려서 집에 격리되어 있을 때 천안에서 버티다가 하루 먼저 올라왔는데 갈 곳이 없어서 카페에서 종일 컴퓨터 작업을 했었다. 책을 집필 중이기도 했지만 사람 구경도 하면서 재미있었다. 한마디로 다 같이 앉아서 서로 각각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위에 성공사례도 봤다.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도 단조로움을 깰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지만, 어떻게 하면 (행복한) 변화를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하던 차에 이 글을 보았다. Psychology Today라는 책에 실렸었다고 한다.

 

우리는 계획했던 일을 이루면 幸福해진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얼마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한다. 얼마나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가는지 연구한 논문도 있다고 하였다. 필자도 벼루고 벼루든 여행을 다녀오거나, 열심히 쓰던 책이 출판되면 뿌듯하지만 잠시이다. 또 다시 다른 일을 찾는 반복의 연속이었다. 여기에 일상에서 행복해지는 7가지 습관을 제시했다.

 

1. 순간을 즐기자. :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하였다. 요리하기, 음식 먹기, 차 마시기, 걷기, 샤워 등처럼 큰 것이 아니다. 일상의 일을 급한 마음으로 하지 말고, 즐거움을 갖고 하자는 것이다.

 

2. 기기 사용시간을 제한하자. : 핸드폰 등 장시간의 기기 사용은 스트레스를 높이고, 교류를 방해하여 오히려 현재의 순간을 즐기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하였다.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하지 않는 연습을 권했다.

 

3. 새로운 經驗을 할 여유를 갖자. : 결과보다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취미나 활동을 권했다. 사람마다 행복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어떤 일을 했을 때 행복한지 생각해보자. 경험을 해보면 기분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습관을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4. 꾸준하게 感謝를 실천하자. :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당연하게 여기기 쉬운데 이것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였다. 감사하는 연습을 하면 감사하는 마음도 점점 강해지고 행복감을 높인다고 하였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필자에게 “자네 가훈을 한 번 정해보게.” 하셔서 성경 말씀대로 “凡事에 감사하자.”하는 것을 첫 번째로 정한 일이 있었는데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5. 만족스러운 關係에 집중하자. :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생각해보고, 더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우선 생각해봐야한다고 하였다. 여기 조금 더 보탠다면 나 자신이 상대방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6. 스스로에게 친절하자. : 최악의 비평가는 자기 자신이라고 하였다. 힘든 상황에서도 회복력을 기르도록 노력하여 행복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7. 자신의 價値를 명확히 한다. : 자신의 진정한 가치에 따라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하였다. 나를 살아있게 하고, 깊은 곳까지 흥분시키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나의 가치를 반영하며 참여할 수 있는 활동,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하였다. 우리는 치과의사라는 전문직을 갖고 있으므로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의사와 치과의사는 누가 더 행복할까? 이글을 쓰면서 초등학생 같은 질문이 갑자기 떠올랐다. 필자는 치과의사이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치과의사가 되었다. 좋아보였다. 현재 근무하는 병원에는 치과의사로 정년퇴임교수는 혼자지만 의사는 20여명 되고, 같이 운동하는 사람도 모두 의사이다. 또한 의학한림원의 위원회에 관여하면서 의사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는데 자신들과 입장이 다를 수도 있는 필자에게 많은 것을 배려하고 있다. 여유가 있어보였다. 주장이 강한 사람도 있지만 정해지면 잘 따랐다. 물론 나를 많이 배려하면 여유가 있어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결론을 내리자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서로를 되돌아보기는 하자.

 

일상의 생활 속에 각자의 개성과 능력 그리고 전문성에 맞추어 잘 적응하면서 행복한 삶을 찾은 齒科人도 많겠지만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아직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齒科人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이제는 정리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여기의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齒科人으로 그리고 한 人間으로서 조금 더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여갑 천안충무병원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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