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1) 박희근, 가족의 힘

  • 등록 2008.05.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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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힘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
가족은 큰 힘이 된다


‘스포츠카의 비애’라는 말이 있다. 젊어서는 돈이 없어 못타고 경제력이 생길 때 즈음해서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헌데 이는 꼭 차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니, 세상만사 이렇지 않은 일이 뭐가 있을까 싶다. 바야흐로 계절의 여왕이자 가족의 달이라는 5월을 맞이했으니 돌이켜 생각해 보건데, 가족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젊어서까지는 그 소중함도 크게 절감하기 힘든데다가 왜 그리 할일이 많고 바쁜지 정신없이 지내다 한창의 나이를 지나 이제 자리잡고 주변을 돌아볼만한 때가 되면, 어느새 옛사람들의 풍수지탄에 공감하며 눈물만 삼키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가족을 돌아보는 것에는 다른 것들과 달리 어떤 거창한 조건도, 커다란 수고로움도 필요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전지현보다 여자친구가 좋은 이유는 만질 수 있어서라는 프레이즈를 앞세운 터치폰들을 비롯하여 MP3 시장을 평정한 맥킨토시의 신무기 아이폰, 그리고 소니의 독주를 잠재우고 닌텐도를 게임시장의 왕좌에 재등극시킨 닌텐도DS까지 요즘 세상은 소위 터치가 ‘대세’요,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헌데 이 ‘터치’라는 말에는 흔히 쓰이고 있는 닿다, 접촉, 연락, 교제, 접촉이라는 말 외에도 ‘마음을 움직이다, 감동시키다’라는 뜻이 함께 있음을 사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집중한 나머지

때때로 더 중요한 사람들을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유독 마당발이 많은 연예계에서도 가장 마당발로 꼽히는 임하룡씨가 공개한 자신의 비결은 쉬는 시간에도 그냥 쉬는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들에게 전화해서 그 안부를 묻고, 가능하면 모임에 나가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라 하니 그의 방식대로라면 ‘터치’를 통해 주변사람들을 ‘터치’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이쯤에서 다시 가족으로 돌아가보건대 같이 지내건 어떠한 사정으로 떨어져서 지내건 간에 어찌 잠시라도 소홀하고 잊을 수 있는 존재란 말인가.
지치고 힘든 일상 가운데 환자를 보는 짬짬이도 좋고 잠깐씩이나마 있기 마련인 자투리시간이라도 좋을 것이다.


어디선가 그 역시 벅찬 하루를 보내고 있을 소중한 사람에게 기운이 될 따뜻한 말 한마디 있다면, 보다 큰 여유가 허락한다면 좋은 날씨와 푸른 나무, 꽃들을 핑계 삼아 반나절이나마 모두가 한자리에 함께할 수 있다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살가운 말이 오가도 좋고 사랑하는 마음을 말하기 어색해도 좋다.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요, 큰맘 먹을 필요도 없다.
그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굳이 말로 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알 수 있는, 가족이란 바로 그런 사람들이 아닌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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