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의료기관 피해 클 듯
정부의 방사선필름 가격인하 방침에 따른 업체들의 반발로 필름 공급 중단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의료기관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방사선필름판매업협동조합(이사장 김용갑·이하 조합)은 최근 정부의 가격인하 정책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전국의 방사선필름 업체들은 방사선필름 수입물량을 대폭 줄이거나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갑 조합 이사장은 “이미 약 30~40%의 조합원들이 공급을 중단한 상태며 상당수 조합원들이 공급 중단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재고물량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공급중단 시기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결국에는 전국적인 필름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방사선필름은 완제품을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어 만약 방사선필름 판매업체들이 공급을 중단할 경우 영상의학과 등 방사선촬영을 해야 하는 의료기관에서는 당장 환자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이미 방사선필름이 아닌 컴퓨터 시스템으로 전환한 대학병원이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피해가 덜하지만 아직 필름사용이 많은 영세 의원급 의료기관은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치과의 경우도 일부 의원에서는 아직까지 구강진단 등에 있어 필름에 의존하는 곳이 적지 않아 진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합측에 따르면 최근 원유 인상과 함께 방사선필름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은, 폴리에스테르 등 원자재 가격이 200~300% 급등함에 따라 필름 완제품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정부의 가격인하는 말도 안되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는 방사선 필름 가격인하를 이달부터 3개월간 유예하겠다며 사태를 수습하고 나서고 있으나 조합 측은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조합측은 정부가 제시한 수가 인하 3개월 유예는 임시방편책일 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합측은 “약간의 가격조정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 짓는다면 만약 지금보다 원자재가가 더 크게 상승할 경우 이같은 상황은 반복될 수밖에 없으므로 아예 시스템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TF 구성을 통해 해당 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대책 마련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