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등 5개 지역 치과의사회장 지내
무의촌 진료·학교 무료검진 등 솔선
평생을 지역사회 주민들의 구강건강을 위해 묵묵히 걸어온 원로치과의사가 있다.
전라남도 장흥에서 60여년간 ‘유치과의원’을 운영한 유충택 원장(88세)이 그 주인공. 장흥 최초의 치과의원인 ‘유치과의원’은 3년전까지 지역사회에서 치과를 지칭하는 고유명사처럼 쓰이기도 했다. 유 원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3년전인 85세까지 개원했었다.
유 원장은 22세가 되던 해 일본으로 건너가 관서치과기공학교에서 기공기술을 익히고 졸업 후 서울대학교에서 치의학 교육을 받은 1세대 치과의사다.
“장흥에 처음 ‘유치과의원’을 세웠을 때만 해도 지방에는 치과의사들이 많이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치과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습니다.”
유 원장은 장흥, 강진, 완도, 해남, 진도 등의 5개 지역의 초기 치과의사회 회장을 지내며 평생을 무의촌진료 봉사활동과 초·중·고 무료구강검진 활동에 매진했다.
또한 유 원장은 전남지역 로터리 클럽의 창립멤버로 장흥 교도소의 재소자 교화운동과 지역사회의 어려운 청소년들의 장학금 마련에도 열정을 갖고 활동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유 원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도록 하나님이 자연스럽게 이끄신 것 갔다”며 “지금은 예전보다 지역사회에 치과의사들이 더 많아진 만큼 더욱 활발한 봉사활동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유 원장의 활동을 높이 사 지난 1986년에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1996년에는 김정균 전 치협회장이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현재 노환으로 심장질환을 얻어 용인시에 위치한 아들집에서 요양중인 유 원장은 후학들을 위한 시신기증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 원장은 “후배 의학도들이 더욱 열심히 연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신기증을 결심했다”며 “별다른 취미도 없이 평생을 치과환자 진료와 봉사활동에만 바쳐왔지만 다시 태어나도 치과의사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