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열정’을 프놈펜 하늘아래 뿌리고(상)/ 최 한 선

  • 등록 2009.1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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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열정’을 프놈펜 하늘아래 뿌리고(상)
   -덴탈캠프 캄보디아 프놈펜시 장애인 치과진료일기-


10월16일 오후 3시 인천공항
프놈펜으로 향하기 위하여 치과의사 6명, 치과기공사 2명, 치과위생사 15명, 방사선사 1명, 코디 1명, 자원봉사 인원 3명이 속속 공항 대합실에 몰려들면서 나는 그 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왔지만 마지막에 신종플루 때문에 학교 측에서 출국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했고, 직장에서 만류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의료진을 구성하는데 있어 애로 사항이 많았던 터다.


역경과 어려움을 헤치고 나온 탓일까? 오히려 사람들은 입가에 엷은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반가운 얼굴로 사람들을 맞으며 말했다. “우리, 이번에도 한번 끝까지 달려봅시다.”
이번 캄보디아 진료는 우석대 라종일 총장님과 미르 문화아카데미의 프놈펜 클럽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총리실 초청으로 가게 되었다. 캄보디아의 창군기념일과 우리가 진료할 곳의 병원 개원식에 꼭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먼저 김남윤 선생과 서 해 선생은 12일부터 14일까지 미리 선발대로 다녀왔었다. 진료물품을 포장할 때 선발대는 간단하게 진료할 수 있는 상태로 무게를 줄이는데 신경 쓰다 보니, 마취 시린지가 빠져 있어, 5cc짜리 일회용 주사기에 리도카인을 뽑아서 마취하는 전설적인 진료를 했다고 들었다. 땀은 육수처럼 흘러내리고, 발치환자가 많다고 해 외과기구를 각자 치과에서 좀 더 챙겨 가기로 했다


해마다 출국을 위한 수화물 무게(유니트 7대, 컴프레셔 등 1톤에 달하는 대용량) 및 반출 금지 품목에 의해 애를 먹었으나, 핸드피스 오일 스프레이 외에 다른 물품들은 많은 편의를 제공 받아 순조롭게 수화물로 보낼 수 있었다. 해외 진료 봉사를 자주 가시는 분들께 여기서 팁(tip) 한 가지. 수화물 반입금지 물품 중에는 NaOCl, 수은, Copalite, 핸드피스용 오일 스프레이 등이 포함된다는 사실. 기내에 들어가 기내식 먹고 스르르 잠이 드니 어느덧 프놈펜 공항이었다.


현지시간으로 밤 10시 30분. 낯선 군인들을 대동해 박노준 과장이 마중 나왔다.
박 과장은 처음 가보는 이곳 나라에 생업도 중단하고 답사도 다녀오고, 12일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기다리며 진료준비를 해왔다. 참으로 고맙고 반가웠다. 총리실의 배려로 평생 가보지 못할 공항 귀빈실에서 외교사절처럼 비자 및 수화물 통관 등 수속을 기다렸다. 무장 군인들에 의해 호위를 받으며 호텔에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넘었고, 간단하게 씻은 후, 내일 진료일정을 짜기 위해 운영진 회의를 하다 약 2시쯤에 취침하였다.

 

10월 17일 오전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마치고 7시에 집결하여 진료지로 출발하였다. 또 무장한 군인의 호위를 받으며 마치 외교사절처럼, 출근시간 심한 교통 체증을 모세가 홍해 가르듯이 지나쳐 진료지인 70사단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언제 도착할 런지 장담할 수 없단다. 거리 풍경을 보니 우리나라 60~70년대가 생각나지만 거리를 가로 지르는 그들의 표정에서는 우울함보다는 활기차고 밝은 모습만 보였다.


프놈펜 시내 일부는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발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부대 측의 배려로 대부분의 발전기를 우리가 진료하는데 할애해 진료장비나 강당의 에어컨을 사용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출발하기 전 모든 테스트를 마친 장비 쪽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70여명의 환자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컴프레셔와 석션이 작동이 안 되니 등에선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고, 분주히 사람들의 손이 오가고 나서야 결국 우여 곡절 끝에 11시 정도에 환자를 볼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진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로의 손발을 맞추느라 한편으로는 어수선하였으나, 오후 진료부터는 잘 굴러가는 톱니바퀴 마냥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최한선
안양 선 치과의원 원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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