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진료한단 마음 품고 사회 가장 낮은 곳으로”

  • 등록 2024.12.29 15: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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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노숙인 등 소외계층 위한 봉사 귀감
열린치과봉사회 이끌며 진료소 개소·장학금 지급도
■2024 올해의 치과인상 봉사 개인 부문 - 이수백 원장  

“제 주변을 돌아보면 열린치과봉사회 소속 봉사자들을 포함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봉사 활동을 펼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단연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간호조무사분들도 함께 봉사를 다닙니다. 이번 수상은 그분들을 대표해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수백 원장(이수백치과의원)이 2024년도 ‘치의신보 올해의 치과인상’ 봉사개인 부문 수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특히 그는 지난 1968년 서울치대에 입학한 후 본과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의료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향해 끊임없는 온정을 베푼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대학 때부터 오랫동안 진료 봉사를 해왔다. 본과 3학년생 시절 여러 대학과 같이 송정동에 있는 판자촌에서 진료 봉사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당시의 활동이 지금까지 진료 봉사를 이어오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후 이 원장은 지난 1999년 열린치과봉사회의 발기인으로 참여,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 본격적인 진료 봉사 활동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중국 동포의 집(외국인근로자) ▲하나원(북한이탈주민) ▲비전트레이닝센터(노숙인) ▲서울 다시서기 센터(노숙인) ▲서남권글로벌센터(외국인근로자) 등에서 정기 진료 봉사를 펼치는 것은 물론 진료소 개설 추진에도 직접 나서며 다양한 활동으로 많은 이들의 구강 건강을 수호해 왔다.


현재도 열린치과봉사회 고문으로서 매달 ▲강감찬 관악 종합사회복지관(차상위계층) ▲서울 은평의 마을(노숙인) 진료소를 찾아 진료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 진료 봉사 활동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본과생 시절 행한 진료 봉사를 포함해 그가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향해 다가간 세월만 어림잡아 50년. 그중에서도 이 원장은 지난 2003년부터 수년간 북한 이탈주민들을 치료했던 하나원 진료 봉사를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꼽았다.

 


그는 “북한이탈 주민을 대상으로 하나원 진료소에서 진료 봉사를 했던 것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당시 북한은 의료계 실태가 좋지 않았다. 진료소를 찾아오는 환자 중 평생 치과를 안 다녀봤던 환자도 있었다”며 “그중에서 치아가 하나도 남지 않았던 환자가 있었다. 그분에게 틀니를 맞춰주는 등 치료를 해드렸다. 나중에 그 환자가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처럼 환자들이 치료 후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끼곤 했다”고 회상했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 돌보고
건강한 삶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개인주의 벗어나 함께 사는 마음
내 가족을 진료한다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들 돌보는 것이 참 봉사"

 

이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 2007년 열린치과봉사회 회장을 역임하며 진료 봉사를 위해 지방에 진료소를 개설하는 등 봉사의 손길을 전국으로 확장했다. 또 치위생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후학양성과 봉사자 육성에도 힘써왔다.


그는 무엇보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그들이 다시금 사회로 돌아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봉사의 참된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봉사 진료를 나가서 환자의 입안 상태를 보면 그들의 과거를 짐작할 수 있다. 노숙인인데 임플란트와 금니가 있는 경우처럼 한때는 경제적으로 부유했었을 사람들도 종종 마주한다”며 “각자의 사정이 있을 거다. 그런 분들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분들이 사회로 복귀할 때 치아가 없거나 구강 건강의 문제가 있으면 취직이 되지 않거나 잘 먹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부분을 진료 봉사를 통해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진료 봉사를 나설 때는 우리 가족을 돌본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 그래야 진심이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봉사에 나서는 마음가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의 이 같은 선행은 대가를 바라고 했던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는 국민 구강 보건 향상이라는 대로에 큰 발자국을 남겨왔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 원장은 정부로부터 통일부 장관 표창장, 국민 훈장 석류장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여러 사회단체로부터 감사패 및 진료 봉사 활동과 관련해 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최근 치과계의 면모를 짚으며 진료 봉사 참여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최근 치과계를 보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다. 치과의사 봉사자들을 찾기 힘들다. 오히려 위생사들이 더 많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타인을 생각하기보다는 자신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하지만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더 넓게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우리가 그들을 안고 가야 한다. 같이 나아가는 사회, 보듬어 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우리가 그들을 돌보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어두워질 수 있는 만큼 진료 봉사에 더 열심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치과계와 유관 단체, 업계 및 정부의 관심과 후원이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그 과정에서 치협이 치과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봉사자·봉사단체가 양질의 봉사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후원단체와의 가교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이수백 원장은 “치과 치료는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개인이 치과 진료 봉사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팀워크를 이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진료 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열린치과봉사회와 같은 단체를 찾아 문의하면 안내를 받고 이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료 봉사 참여를 적극 추천했다.

이광헌 기자 kh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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