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수상의 의미를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며, 소외된 장애 학생들의 구강 진료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사회도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면 좋겠습니다.”
제주영송학교 치과진료봉사회가 2024년도 ‘치의신보 올해의 치과인상’ 봉사단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종림 제주영송학교 치과진료봉사회 대표(이엔이치과의원 원장)는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제주영송학교 치과진료봉사회는 지난 1997년 고봉진 원장(이사랑치과의원), 김대준 원장(제일치과의원), 김종림 대표, 김형찬 원장(연세치과의원), 류상철 원장(그린치과의원), 장은식 원장(장은식치과의원), 정용희 원장(서해치과의원), 허진영 원장(푸른치과의원) 등이 의기투합해 봉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이들 중 6명이 남아 힘을 모아 활동 중이다.
제주영송학교는 지적장애와 발달장애, 자폐, 뇌병변장애 등 복합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재학 중인 특수 학교로 학생들은 치과 진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에 봉사회는 구강 건강의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외면하지 않고, 학생들이 치과 진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동시에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한 구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 학생들의 구강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봉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개원의로 이뤄져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음에도 매주 수요일이면 제주영송학교 학생들의 구강건강을 위해 함께 봉사하고 있다.
봉사회는 27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봉사를 이어 나갈 수 있었던 비결로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장애 학생들을 사랑하는 한결같은 마음을 꼽았다.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채찍질
공손함과 겸손한 마음으로
장애 학생들 건강한 미소 위해 최선
우리 사회도 장애 편견 버리고
가족처럼 따뜻하게 보듬어 주길"
제주영송학교 치과진료봉사회는 현재도 매년 3월이면 제주영송학교의 전교생을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실시해 진료가 필요한 학생들을 선별한다. 이후 매주 수요일 학교를 찾아 진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차례로 충치 치료, 스케일링, 보철치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특히 치과 방문에 대한 두려움이 큰 학생의 경우도 봉사단이 학교에 직접 방문해 주는 덕분에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치료받을 수 있다는 전언이다.
또 학생 진료카드 작성은 체계적인 진료는 물론 학생 발달 상황 기록과 보육 및 교육 활동의 계획 수립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학부모들도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생활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며 늘 봉사회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봉사회는 코로나가 극심했던 시기에도 따뜻한 행보를 이어갔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극심했던 2년 동안 학생들의 치과 진료가 어려워지자, 가글 등 구강용품을 지원해 학생들의 구강건강 관리가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며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종림 대표는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료는 일반 진료에 비하면 어려운 측면도 있다. 특히 방사선 사진 촬영이 어려워 근관치료를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며 “근관치료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포터블 엑스선 촬영 장치를 갖추려고 한다. 또 보철치료와 임플란트도 더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 대표는 봉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으로 경계성 지적장애을 앓고 있는 한 학생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시설에서 생활하며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던 학생이었는데 봉사회의 진료 봉사를 통해 파손된 앞니를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 과정의 한 학생의 경우 치과를 직접 찾아가기 힘든 외곽 지역에 거주하며, 부모님도 장애를 가지고 있어 치아에 불편함이 있어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봉사회의 구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충치를 발견했고,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었다.
이렇듯 제주영송학교 치과진료봉사회는 장애 학생들에게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전하며, 이들이 늘 건강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종림 대표는 “많은 원장님들이 치과 진료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자신의 희생에 대한 대가나 노고를 인정받길 원하는 모습이 아닌 늘 공손함과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함께 봉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치협 공공·군무이사로도 활동 중인 김대준 원장은 “올해의 치과인상의 봉사단체 부문 수상이 제주영송학교 치과진료봉사회에 큰 격려가 됐다”며 “전국의 치과의사 회원들이 지금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