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치과의사를 만나다

  • 등록 2014.04.11 11: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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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제1922번째

저희 동작구치과의사회에서 3월말 주최했던 원로 치과의사와 새내기 치과의사와의 만남 행사에서 오고 갔던 원로선생님과 새내기 치과의사 간의 의미 있는 대화를 치의신보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합니다.

이준기 고문님 : 과거 학교에 8년간 있다가 개원가에 나오려고 할 때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학교와 병원에서 쌓아놓은 것을 뒤로한 채 나오기가 선뜻 어려웠습니다.
인생이란 쉬운 것이 없고 쉬운 시절이 없습니다. 누구나 사람이 결단을 내려야할 때는 갈등하고, 고민하는 법입니다. 고심 끝에 개원가에 나오기로 결심한 후에는 주위 사람들 모두가 나의 환자요, 내가 그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개원하고 나서 항상 지역 사회 일에 앞장섰습니다.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동작구의 각종 감투를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만, 이런 결과가 번거롭고, 귀찮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개원한 동작구라는 지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었습니다. 스며든다는 의미가 공식적인 감투와 대외 활동 같은 것만이 아닙니다. 점심 식사를 할 때도 치과 주변의 음식점을 이용했습니다. 어느 특정 음식점만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모든 음식점, 한집씩 가가호호 다 가서 식사를 하고 팔아주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개원한 내 치과 주변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친목을 다지면서 처음 보았던 환자들이, 자식을 데려오고 자식들이 결혼해서 손주를 데려오고…3대가 이용하는 치과로 아직도 개원하고 있고 먹고 사는데 큰 불편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로 어서 빨리 돈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지양해야겠습니다. 그런 조급한 태도가 환자와의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아서, 분쟁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조급한 태도를 버리기 위해서는 일단 개원을 단출하게 해야 합니다!

개원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투자는 절대적으로 삼가시기 바랍니다.
최신장비, 고급스런  인테리어, 규모 있는 커다란 치과. 이런 것들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처음 개원하는 젊은 치의들에게는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매달 얼마씩 고정비 지출이 나가는데 그것이 감당이 안 되면 조급해 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환자와 분쟁으로 연결되는 횟수도 빈번해지게 되고, 환자와의 신뢰가 깨지면 병원경영도 힘들어지게 됩니다.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환자와 인간적인 유대도 쌓으면서 작게 시작해서, 점차 투자도 하고 확장도 하고 치과가 개원한 지역사회에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자면 치과를 개원할 때는 작게 시작해서, 확장한다는 마음으로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 하고 또한 개원한 지역에 스며든다는 자세로 주변 사람들과 인간적인 유대를 가지면서 지역사회 일에 적극 참여하는 자세를 가지십시오. 그렇게 묵묵히 세월을 쌓아갈 때 본인의 치과도 기반을 잡고 오랜 세월 치과의사로서 보람 있는 삶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신기욱 정통이사(새내기 치과의사) : 저는 새내기급 치과의사입니다. 주변 친구들이 크게 병원을 차리는 것과 달리 초소형 치과의 개념을 가지고 개원을 했습니다.
신규로 하기보다는 인수로 했으며, 인테리어와 임대료가 비싼 것보다는 일단 처음이라 그런 고정비가 적게 드는 방향으로 결정해서 어찌 보면 다른 주변의 친구들이나 비슷한 연배의 몇 해 선배님들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일 정도이지만 정말 최소비용으로 젊은 나이에 개원가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미숙한 경험과, 젊은 나이에 일찍 도전을 하게 된 것이지요. 처음 개원하고 나서는 황당할 수 있는 그런 질문들을 환자들한테 많이 듣곤 했지요.

제가 진료를 시작할 때 환자들이 저에게 종종 하는 질문은 치료계획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랑니 뽑아 봤어요?”, “임플란트 심어 본적 있어요?” 등의 황당한 것들이었습니다.

이건 마치 “치료를 잘하냐? 못하냐?” 이런 수준이 아니라, 마치 “면허가 있냐? 없냐?” 이런 수준의 질문들.

그렇게 처음 시작을 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들과 치과 진료에 관한 기계적인 대화가 아니라, “아드님 이번에 어느 고등학교 배정 받았어요?”, “여름휴가는 어디로 다녀오셨어요?”, “명절에 멀리 내려가세요?” 등 그들의 안부도 묻고, 소식도 묻고…

그런 식으로 친밀함을 진행하고, 한해 두해 그런 식으로 지내고, 마침 생활권이 개원지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 이리저리 소개도 오고, 인수한 치과라…기존의 구환도 있고, 파산할 정도는 아니네요. 저도 짧은 경험이지만, 처음 개원을 시작할 때 ‘최소한의 비용으로, 지역사회에 스며들라’는 말씀이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태산 같고, ‘과연 내가 지금 이 치과를 계속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그래도 한해 두해 지나갈수록 깜깜절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실패도 경험이다’라는 생각으로 조바심을 경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유동기  
동작구치과의사회 회장

유동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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