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인 푸르른 5월에는 항상 가족, 사랑, 감사, 은혜라는 긍정적인 단어들이 함께 하는 달이다. 그러나 이번 5월은 유독 쓸쓸하고 허전한 마음이 크다. 아마도 지켜주지 못한 못다 핀 어린 꽃들에 대한 미안함은 전 국민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일시정지’ 상태가 길어지지 않기를 기도한다.
하루하루 주어진 삶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더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마인드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그래서 오늘은 스쳐가듯 한 페이지에 실린 글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감과 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를 준비하려고 한다. 나는 현재 치과병원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하고 있는 기획자이다.
스스로는 메디컬 브랜드, 마케팅, 홍보, 전략, 의료관광 등 여러 가지 업무를 맡고 있지만, 한 단어로 말하면 ‘잡케팅(잡다한 모든 마케팅)’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다양한 일들 중에 스스로 가장 뿌듯해 했던 ‘스토리’ 하나를 들려주고자 한다.
치과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은 치과위생사이다. 치과의사 다음으로 국가에서 주는 ‘라이센스’가 있는 직종의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부심(Pride)이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그들에게도 손짓 눈짓 하나에도 그 마음을 읽어야하는 원장님과 까다로워져만 가는 환자들에게 치어 허리 한번 피기란 쉽지 않은 감정노동자에 속하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우리 병원은 매년 공채로 신입 치과위생사를 뽑는다. 공채로 들어온 햇병아리만 같았던 1년차들이 쑥쑥 자라는 과정은 또 다른 의미를 주는 것 같다. 그런 치과위생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업무 중에 ‘스케일링’은 치과위생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더 완벽히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처럼 처음에 어떻게 일의 습관을 들이는 지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은 5년 후 10년 후가 되면 상당히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2년 전에 1년차 치과위생사들에게 첫 스케일링을 부모님께 해드리는 행사를 기획했다. 일명 ‘사랑의 스케일링데이’이다.
처음에 1년차 치과위생사들에게 설명했을 때는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 왔었던 듯 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평생 직업으로 치과위생사를 선택함에 있어 아직도 적성에 맞는지 환자에게 스케일링을 할 때 무엇이 맞고 틀리는지 감이 안 잡힐 때가 아마 1년차 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그런 1년차에게 평생의 꼭 한번 밖에 가질 수 없는 통과의례와 같은 그런 가치(value)있는 행사라며 설득시켰다. 결국 그 행사 날에 사회를 보는 나는 스스로 많은 감동을 받아 울뻔(?) 했다. 여전히 그때 만들어 놓은 영상을 보면 사실은 울컥한다.
올해도 5월을 맞이하여 ‘사랑의 스케일링데이’를 준비했다.
좀처럼 대한민국 사회에서 표현하기 힘든 말들 ‘믿어주고 이렇게 반듯하게 길러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나의 딸, 사랑한다’, ‘이렇게 훌륭한 자녀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등 이렇듯 세상의 아름답고 따뜻한 말들을 서로 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할 수 있도록 믿고 지원해주신 원장님들과 진료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원장님께서 이런 ‘사랑의 스케일링’ 행사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이야기 해본다면 그 따뜻한 말한마디에도 직원들은 얼마나 감동할까. 설령 그 모든 것들이 일의 연장선상에 있더라도 말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직원도 내 가족처럼, 환자도 내 가족처럼 ‘스케일링’ 하나에도 ‘따뜻한 말한마디’ 하나에도 그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길 희망해본다.
“세상의 어떤 말로도 다 담을 수 없는 나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
그 사랑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선물을 드리고자 사랑하는 부모님을 초대합니다.”
- ‘사랑의 스케일링데이’ 中 -
장영화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전략기획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