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쓰리엠 치과교정사업팀 마케터로 일하게 된지 벌써 6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Lean Six Sigma부서에서 일하다가 전공과는 상관이 없는 직군인 마케터로 옮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MBA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선배에게 상담을 하기로 하고, MBA를 먼저 이수한 선배에게 MBA가 도움이 되는지, 된다면 어느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어떤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자문을 구해보았습니다. 마케터로서 MBA를 도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꼭 도전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 다음 질문에 대한 대답은 조금 의외였습니다. 학교는 집 가까운 곳으로 선택하고 준비사항으로는 체력이라고 답하셨습니다. 조금은 의외의 답변이었지만 MBA과정을 이수하면서 선배가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금요일 저녁 4시간 토요일 8시간 수업을 듣고, 매 수업마다 Project 과제를 수행하고 졸업 논문(Business Project)까지 써야 하는 과정에서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였고 토요일 아침에 지친 몸을 겨우 일으켜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가기 일쑤였기 때문에 학교가 집과 멀었다면 교통비로 만만치 않은 돈을 쏟아 부었을 것입니다.
제가 선택한 학교는 알토 대학의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는 aSSIST의 iMBA과정이었습니다. 교육으로 유명한 헬싱키 알토 대학의 복수 학위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직장인인 저에게 방학이 없는 대신 18개월이라는 타 대학보다 짧은 이수 기간도 선택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게다가 4학기 중에서 3번째 학기에는 약 3주간 핀란드의 헬싱키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3주간 회사를 벗어날 기회는 흔하지 않았거든요.
같이 입학한 동기들의 직군과 연령도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30대 부터 50대까지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물론,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부터 의외의 직업인 의사도 두 분이나 있었습니다. 전문직인 의사가 MBA과정을 듣는 다는 것이 처음엔 의외였지만 의사이자 병원 오너로서 경영까지 맡아야 하는 요즘 시대에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MBA과정은 최고 경영자 과정이기 때문에 최고 경영자 즉 사장의 마인드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졸업을 한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학교 수업을 통해서 배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기들을 통해서 배우고 느낀 점은 가장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50대의 본부장급 동기 분은 항상 선행학습을 해오시고 Group Activity도 절대 남에게 넘기는 법이 없이 가장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 졸업식에서는 우수 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주중엔 회사에 주말엔 학교에 다니면서도 학교가 끝나면 병원에 계신 아픈 노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도 항상 넘치는 에너지로 다른 사람에게까지 활력을 주었던 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개인의 시간을 할애해서까지 동기들의 단합을 위해서 희생했던 총무 덕분인지 17기 한글반 27명의 동기들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전원 졸업 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MBA과정은 최고 경영자는 보스가 아니라 리더가 되어야 하고 훌륭한 리더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힘든 상황일수록 빛을 발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세월호 사건으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보스는 두려움을 만들고, 리더는 확신을 창조한다.
보스는 비난을 돌리고, 리더는 잘못을 바로 잡는다.
보스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리더는 질문을 한다.
보스는 일을 힘들게 만들고, 리더는 흥미롭게 만든다.
보스는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리더는 조직에 관심을 가진다. –러셀 유잉
김아영 3M 유니텍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