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번화한 동네다 싶으면 90년대의 노래들이 길가에 넘쳐난다.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내~친구도 믿었기에~~ ♬♩♩~~♪~~’
얼마 전 모 프로그램에서 90년대를 회상하며 유행했던 노래의 가수들과 함께 콘서트 비슷한 것을 했던지라….
잘 알지도 못하던 요즘 세대들도 90년대의 음악에 흠뻑 취해들 있다. 나도 대세에 따라 차에서 항상 듣고 다니는 음악을 모조~리 90년대 음악으로?
음, 좋은데? 꼭 90년대 나이트클럽에 있는 기분이랄까?
기분이 좋으니까 흥에 겨워 먼 길도 신나는 노래 흥얼거리며 슝?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꼭 어릴 적 그 때 같다. 그런데, 머릿속은 90년대를 달리고 있는데, 몸은 90년대를 달리기엔 너무 많이 와 있는 듯.
이미 마흔을 넘은 나이에 날로 불어가는 살들과 점점 떨어지는 체력까지, 에구구.
‘나 돌아갈래~~~~~~~’
한때 신촌과 이대, 홍대 일대를 주름잡던 몸이었는데 어느덧...
“홍대에서 보자~~”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도…. “뭔 홍대~~ 거기 갔다가 애들한테 치인다~~”
에구구, 왜 이렇게 된 건지.
친구들은 어릴 적 그립다며 클럽에 가자, 한번 찐~하게 뭉치자는 둥 얘기들을 하지만 고리타분하게 바뀌어버린 생활습관 덕에 꿈도 못 꾼다.
1주 전인가? 우리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는 40대 중반의 여자 부장님이 친구들과 홍대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헉, 홍대에서 뭘 하게?’
다음날 맥주, 소주, 와인, 양주에 노래방까지 3차를 달리고 출근한 우리 부장님.
와! 평상시 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3차까지 달리고도 멀쩡히 출근을...멋져요^^
뭔가 나를 90년대의 엔돌핀 빵빵하게 넘치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할 전환점이 필요한 것이다.
제일 먼저 식습관. 너무 잘 먹는다. 특히 야식… 먹는 건 왜 글케 좋아하는 건지.
거의 매일 회식수준의 저녁식사. 그리고 일주일에 2~3번은 꼭 야식과 함께 시원한 맥주(술은 잘 못 먹지만 맥주는 술이 아님), 바꿔야 할 텐데. 지금 책상 위에도 맥주 캔이 뒹굴뒹굴.
또, 운동. 정말 운동 힘들다. 해서 힘든 게 아니고 하기가 힘들다. 핑계. 할 생각이 없는 거겠지.
운동 시작하면 작심삼일. 시작과 동시 그만두기 일쑤. 어쩜 그렇게 운동은 하기가 귀찮은 걸까? 집에 있는 러닝머신과 승마운동기구는 아마 중고장터에 내놓아야 할 것 같다. 먼지가 쌓여가고 있으니. 오늘 수영 접수했는데 접수는 많이 했었지만 아직 1번 라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있다. 수면. 잠도 잘 자야 하는데… 이건 매일 밤새우기를 밥 먹듯 한다.
어릴 적 아빠가 밤 도깨비라고 별명을 지어 줄 만큼 밤만 되면 뭐가 그리 좋아서 돌아다녔는지.
아직 그 버릇 못 버리고 새벽까지 눈 시뻘겋게 뜨고 TV나 휴대폰이나 책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건 진짜 안 좋은 습관인 것 같다. 어서 자야지.
그리고 피부. 돌아가려면 피부도 무시 못 하는데 아마 제일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리 사장님도 얼마 전 시술을 받았던데. 빛바랜 오래된 사진을 들여다보니 20여 년 전 내가 환하게 웃고 있다. 친한 원장님에게 보톡스라도 놔달라고 졸라야 되나? 곧 돌아가겠지? I’ll be back~?
이경화 메디칼유타이티드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