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he my future 2045

  • 등록 2015.03.27 11: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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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제2014번째

영화 ‘백투더퓨처’(1985)는 주인공이 타임머신인 자동차를 타면 미래로 날아갈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상과학영화이다.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 영화의 미래 배경이 2015년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점이라는 것이다. 30년 전 영화 속 미래 배경이 된 시기를 오늘날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현재 치과의사를 하고 계시는 많은 선배님들 또한 과거에는 찬란한 미래를 꿈꾸는 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치과대학을 빨리 졸업하고 싶다’, ‘훌륭한 치과의사가 돼서 환자들을 성심성의껏 치료하는 의사선생님이 될 것이다’ 등 각자가 서로 다른 자기만의 미래를 그리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현재 본과 3학년 원내생 진입을 앞에 두고 있는 나 또한 치과대학을 졸업해서 치과의사 면허를 획득한 뒤의 내 미래는 어떨지 가끔씩 상상해보곤 한다. 그럼 지금부터 2045년 2월의 어느 날 내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함께 출발해보도록 하자.

<2045, 2, 11>
‘오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5도로 계속된 한파에 다들 따뜻한 외투를 입고 출근하셔야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내 하루는 날씨뉴스를 들으며 시작된다. 대학생 시절엔 영하로 내려만 가도 춥다고 난리였는데 계속된 환경오염으로 인해 매년 이상기온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빙하기가 오는 건 아닌지 괜스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랑하는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아침밥을 먹고 오늘도 어김없이 내 병원으로 향한다. 어느 덧 내가 치과대학을 졸업한지도 30년 가까이 되었다. 돌이켜 보니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졸업 후 수련의 과정도 수료하고 아내와 결혼을 하여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으며, 계속되는 불황에 암울하다고만 했던 치과계도 북한과의 통일 이후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내 병원을 갖게 되고 이제는 눈을 감고도 병원에 올 수 있을 만큼 매일 같은 거리를 지나다니지만 자신만의 힘찬 하루를 시작하며 분주히 움직이는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늘 새로움을 느낀다.

병원에 도착 후 원장실에 들어가 책상 위의 단추를 누르면 오늘 있는 예약 환자들의 진료 정보가 내 눈앞에 쭉 펼쳐진다(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처럼). 옷을 걸어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멸균되는 옷장에서 가운을 꺼내 입고 간호사, 위생사들과 함께 오늘도 열심히 진료해보자는 의미로 힘찬 구호를 외친다. 학생 때와 비교해보면 치과기구와 재료의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환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high speed의 드릴 같은 소리는 더 이상 나지 않게 되었으며, CAD/CAM이 더욱 발전하여 진료용 안경을 쓰고 환자의 구강 내 상태를 보게 되면 데이터가 전송되어 기계에서 자동으로 보철물 milling이 이루어진다. 학교 내에 있는 치과박물관에서 보던 손수 엔진을 돌려 진료를 보던 과거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실로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오후 6시, 오늘 마지막 환자의 치료를 끝내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서 치과의사 면허를 따기까지 같이 동거동락했던 동기들과의 모임이 있다. 한 때, 강의실에 모여 같이 공부하고 웃고 떠들며 각자의 미래를 꿈꾸던 우리 동기들. 이제는 모두가 황혼에 접어들고 있지만 치과의사로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옆에서 힘이 되어준 동기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한우진 연세치대 본과 3학년

한우진 연세치대 본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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