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의 추억

  • 등록 2015.09.22 0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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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제2062번째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롯데제과의 후원으로 진행하는 ‘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 캠페인’은 2013년 3월에 제1차 진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8차에 걸쳐 전국을 돌며 저소득의료소외계층, 장애우 및 외국인근로자 등 2300여명을 대상으로 꾸준히 무료치과진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8월에는 전라남도 여수 인근의 ‘개도’라는 섬마을로 진료를 다녀왔기에 아름다운 추억을 잠시 회상을 하면서 회원 여러분들께 치협의 활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금요일 오후 18시 20분발 여수엑스포행 열차를 타기 위해 일찌감치 진료를 마치고 17시 경 본인의 치과 직원 3명과 함께 택시를 타고 용산역으로 출발했습니다. 보통 30~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기에 도착해서 커피라도 한 잔 하려고 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초유의 교통정체를 만나 단 2분 차이로 열차를 놓치게 되었죠.

직원들과 함께 빈 철로를 바라보며 한참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창구로 가서 기존 티켓 반환하고 21시 40분발 열차로 예매를 했습니다. 혹시 또 열차를 놓칠세라 역사에 있는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안주삼아 맥주 한잔(직원들은 맥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며 소주로)을 하며 분루를 삼키고 결국 날을 넘겨서야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여수. 숙소 앞 편의점에서 하염없이 우리를 기다리던 먼저 도착한 일행들과 합류해 그렇게도 싫어하는 모기와 사투를 벌이며 캔맥주와 함께 수다를 떨다가 새벽 2시 너머서 취침하고, 그 다음날 6시 10분에 출발하는 개도행 배를 타기 위해 새벽 4시 30분에 기상했습니다.

먼동이 터오는 여수 앞바다는 가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 선착장에서 삼각김밥으로 아침식사를 때우고, 이동치과병원차량과 함께 배에 승선해 배위에서 아름다운 일출을 맞았습니다. 햇살에 말간 얼굴을 드러내는 여수 앞바다의 섬들을 지나서 마침내 목적지인 개도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이장님께서 너무나도 반갑게 저희 의료진들을 맞이해 주셨지요.

개도에는 500여 가구1000명 정도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로 어르신(최연소 성인은 55세)과 손자들이고 젊은 사람들은 모두 육지로 이주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 아름다운 섬은 누가 지킬지 다소 착잡한 심경이 들기도 했지요.

치과진료 차량이 왔다는 방송을 하자마자 몰려든 주민들로 허겁지겁 준비하여 오전 8시부터 일찌감치 진료를 시작했지요. 섬에는 보건지소가 있기는 하지만 예상대로 구강상태는 열악하여 여건이 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의 진료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섬의 특성상 치과를 자주 갈 수 없는 탓에 어르신들은 우리 의료진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인근 치과의사회에서 무료의치사업을 진행했던 덕에 제대로 식사를 하실 수 있었다고 즐거워하시는 어르신의 밝은 모습을 보며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치과계의 사회공헌사업에 주무 이사로서 더욱 뿌듯함을 느꼈답니다.

이동치과병원은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상임의장 최남섭)에서 만든 차량으로 개성공업지구내 진료, 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 캠페인, 대여치, 건치, 스마일재단 등 다양한 단체의 진료봉사를 위해 어디든 달려가는 필수적인 차량이며, 운전을 담당하시는 정용우 기사님은 차량의 이동뿐 아니라 진료를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도맡아서 해주시는 고마운 분이시죠.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사전 예약을 할 경우에만 문을 여는 조그마한 가정식 식당에서 백반으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 진료 장소로 돌아오니 바로 앞 옥수수밭에서 막 따온 옥수수를 쪄주셨는데 정이 깃든 마음에 감사도 하고 그 맛도 최고였지요.

진료차량을 정리하는 동안 한적한 섬마을을 둘러보는데 북적북적한 관광지에는 느낄 수 없는 한적한 여유로움에 어느새 피곤함은 사라지고 마음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지요.

마지막 배를 타고 여수로 나와 저희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나오신 여수시치과의사회 임원분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먼 길을 왔다며 푸짐하게 저녁식사를 대접해 주신 회장님 이하 임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박노승 총무이사 덕에 탔던 야경 케이블카에서의 007빵 게임은 평생 기억에 남을겁니다. 지난 새벽 모기와 전쟁을 했던 편의점 노상테이블에서 끝나지 않을 듯 이야기꽃을 피우고, 연내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아쉬운 만남을 마무리 했답니다. 토요일 24시간중 수면시간은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던 빡빡한 일정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 캠페인’은 전국을 누비며 계속됩니다~쭈~욱~^^

김소현 치협 대외협력이사

김소현 치협 대외협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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