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since 2009

  • 등록 2015.12.15 13: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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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 제2082번째

요즘에는 병원 앞 택지에 나가보면 식당도 많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내가 양산에 온지 어느덧 6년째. 참 많은 것이 변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눈에 보일정도로 변하는 것은 드물 것 같다.
커피집은 한 블럭에 한 개 꼴로 있고 고기집도 넘쳐난다. 아파트는 계속계속 만들어지고 중심가에나 가야 있을 만한 커피집,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 와 있다. 자동차도 많아 택지주변에는 주차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2009년,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양산캠퍼스의 시작과 함께 나의 양산 생활은 시작되었다. 지하철 양산캠퍼스역이나 남양산역에 내리면 풀과 돌, 그리고 덤프트럭이 나를 반겨주었다. 지하철역에서부터 학교까지는 너무도 한적하여 무서울 때도 많았다. 그래서 짧은 거리지만 택시를 애용하곤 했다.

주변에 식당도 별로 없어서 밥 먹으러 나가기도 마땅치 않았고 흔한 브랜드 커피집도 없었다. 맥주집이나 고기집도 지금처럼 많지가 않았다. 드문드문 1개씩 생길 때 마다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다른 그곳에서 만났다. 마주치기 부담스러운 선배님이나 교수님께서 그곳에 계실 것을 알지만 갈 곳이 없어서 가기도 했다. 사실 이 때 생긴 가게들은 웬만해서는 쪽박을 차진 않았을 것 같다. 나도 그때 돈만 있었으면 학비는 벌었을 것 같은데….

4~5년 전만해도 양산에 차가 많이 안다녀서 초보운전자들이 운전연습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특히 학교기숙사 도로는 많이 한적했다. 당시 부산 살던 오빠도 지금의 새언니 운전연습 시켜준다고 양산에 오곤 했다. 이제는 차가 너무 많아 운전연습은 꿈도 못 꾼다.

졸업하고 2년이 지난 지금, 더 많이 번화해졌다. 졸업해서 서울이나 다른 곳으로 간 동기들에게 얘기하면 많이 놀란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 이렇게 만들었다고 얘기하면서 웃는다.

사실 지금 서울에서 내려와 학교를 다니는 치전원, 의전원 학생들은 지금의 택지모습도 시골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6년 전 택지모습을 아는 나에게는 현재 양산은 번화한 도시이다. 허허벌판이었던 곳에 건물들이 차곡차곡 들어서면서 번화해진 양산의 모습이 아무것도 모르던 1학년 학생이 한 학년씩 올라가면서 치과의사라는 목표를 이룬 나의 모습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 양산에 2년은 더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양산과 함께 더 발전하는 나를 만들어봐야겠다.

 

  배영은 산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전공의

배영은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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