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감사합니다

2015.04.24 11:38:48

Relay Essay 제2022번째

난 하나님보다 하느님이 좋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다.
예수님, 부처님, 알라신, 시바신이 하나님일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은 하늘 어딘 가에 계시기도 하고, 내 마음 속에 있기도 하고, 큰 나무 등걸 아래에도 계시고, 부엌 봉당 한구석에 있기도 하고,
장독대에 놓인 맑은 정한 수 한 그릇에도 있다.
하느님에게는 정(情)이 있고, 마음이 있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무엇이 있고,
언제 어디서나 품어주고 어루만져 주는 게 있다.

그래서 기대고 싶고, 같이 하고 싶고, 의지하고 싶고,
허물을 털어 놓아도 나무라지 않고, 보듬어 줄 것만 같다.
항상 고맙고, 의논하고, 떼쓰고, 응석 부리고, 울면서 하소연 하고, 속내를 털어놓고, 웃으며 감사도 한다.

첫째로
하느님께 감사할 것은 내가 남을 위해 의료봉사를 할 수 있다는 거다.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던 시절에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한 외국인의 도움으로 질병의 아픔과 고통을 이겨 내 지금의 나를 만들고 내 또한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이에게 의료봉사를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 일인가?

하느님 감사합니다.

둘째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내가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는 거다.
사실 돈이 많으면 좋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고, 벼슬도 살 수 있고,
명예도 얻을 수 있으며, 예쁜 여자도 취할 수 있고,
안 되는 일도 돈으로 억지를 부려 해결을 보기도 한다.
돈이 많아 형제간에 싸움이 나고, 부부가 갈라서고,
자식 부모 간에 소송이 걸리고, 이웃 간에 살인이 난다.
또 갑(甲)질도 한다.
하느님은 항상 나에게 쓸 만큼의 돈을 주었다.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게 좀 모자란 듯 주셔서
싸우지도 않고 다투지도 않으며 슬기롭게 살아 갈 수 있게 하셨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셋째로
건강을 주신 거다.
병원 개업을 한지 벌써 40년이 됐다,
날짜로 계산하니 1만4600일이다.
만 사천육백일 동안 한 번도 아파서 병원을 비우거나 결근하지 않았다.
그리고 보니 내 나이가 칠순이네.
고희(古稀)가 됐다는 거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상은 몰라도 개근상을 탄 것으로 봐 그 때에도 건강했던 모양이다.
이처럼 칠십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
고맙고, 고맙고, 고맙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느님!
지금까지 아껴주시고 보살펴 주셨는데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제가 늙어 병이 생겨 오랫동안 병원이나 요양원에 있게 하지 마시고, 연명치료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고달픔을 주지 않게 해 주세요.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죽게 해 주세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신덕재 중앙치과의원 원장

신덕재 중앙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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