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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타와(井打蛙)

이재용 칼럼

치과대학 중 가장 늦게 설립된 강릉원주대 치과대학에는 정타와(井打蛙)라는 통기타 동아리가 있다. 이 이름의 뜻과 우리 치과계의 현실과 접목하여 생각해보려 한다.

 

지금 서울에서 강릉까지 방문을 하려면 KTX를 타고 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치대 설립 당시인 90년대에는 4~5시간이 걸리는 오지로, 2차선으로 중앙분리대조차 없었던 영동고속도로 중 대관령을 넘는 구간은 마음의 벽이자 물리적인 벽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설립 초창기 동문들은 대관령이라는 벽을 넘어 치과계의 큰물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을 깨고 크게 나아가라며, ‘우물을 깨는 개구리’라는 뜻의 ‘정타와(井打蛙)’라는 동아리 명칭을 만들게 되었다.

 

강릉원주대 치대는 설립한 지 30여 년이 돼가지만 아직도 신생 치대로 분류되고, 정원 자체가 40여 명으로 졸업생 숫자가 많지 않기에 아직도 각지에서 동문들을 보기는 쉽지가 않다.

 

치과계 활동을 하는 몇몇 동문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직도 다들 궁금함이 가득한 눈으로 봐주시기에, 우물을 깨오기는 했으나 깨고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서지를 않는다고들 하는 농담을 하곤 한다.

 

여하튼, 지난 수십여 년의 시간동안 치과계는 봉사와 희생을 모토로 애써 오신 많은 선배 치과의사들의 노고를 바탕으로 지금의 자랑스러운 위상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의과의 수십 개 전문과목 중 하나의 말단 과목처럼 치과를 여기는 많은 사람들의 통상적인 생각과 함께 그 생각을 바탕으로, 결과로 나타난 치과계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단단한 벽을 깨고 나가야 할 점들이 무수히 많다.

 

일례로, 구강정책과가 십여 년 간 보건복지부 내 단독부서로조차 바로 서지 못했던 것을 들 수가 있다. 현재 국민의 건강증진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소속인 구강정책과는 설립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보건의료 분야의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결정하는 보건의료정책실 산하의 약무정책과와 같은 위치로의 위상과 기능의 변환이 필요한 상황이며, 향후 과의 독자적인 자립을 결정지을 수 있는 단독 예산 확보를 위해 설립 이후 2차적으로 치과계의 수많은 소통과 백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 공공보건의료 확충에 있어 현 정부의 공무원 증원 정책과 맞물려 치과의사들의 공공일자리 창출과 함께 공공부문의 치과계 파이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들을 없애고 큰 파도에 같이 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감염병 예방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논의되고 있는 공공의대 설립이나 의료인 대폭 증원과 관련하여 치과계에 불똥이 튀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며, 2021년부터 의원급에서도 도입을 예고하고 있는 의원급 감염관리 담당자 지정과 관련하여 현재 추진 중인 보조인력 직역에 대한 확충과 연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치과의사들이 힘을 합쳐 어려운 담을 뛰어넘었던 대표적인 예인 1인 1개소법 헌재 판결에 이은 보완 입법에 대해서도 새롭게 시작되는 국회에서 국민의 민의를 반영했던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그대로 가감 없이 반영되도록 치과계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치과계가 앞으로 맞이할 10여 년은 지난 수십 년에 비해 더욱더 많은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우리 치과계도 더 이상 소모적인 내부 논쟁에서 벗어나 회원 모두가 갈망하는 치과의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치과계의 벽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올바른 이정표를 세울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