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8일,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Tony Awards)에서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작사·작곡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등 주요 부문 6관왕을 석권하며,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이 작품은 감성적인 서사와 섬세한 음악으로 미국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단지 한 편의 뮤지컬의 성취를 넘어 K-컬처(K-Culture)의 예술적 깊이와 보편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림 1).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사랑은 아름답지만 유한하다”는 인간적인 진실을 로봇의 이야기로 담담하고 애틋하게 풀어낸 작품이죠. 21세기 후반, 구형 헬퍼봇들이 모여 사는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주인공 올리버와 클레어라는 두 인공지능 로봇이 충전기를 함께 나누며 가까워지고, 결국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러나 수명이 다해가는 현실 속에서 두 로봇은 서로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하나, 모든 것을 지운 후에도 다시 만나게 되면서 ‘끝이 정해져 있어도 그것이 해피엔딩일 수 있다’는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이 작품이
현재 공중보건학을 공부하고 있는 필자는 최근 Environmental health(환경보건)이라는 아주 흥미로운 수업을 수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환경보건은 “인간 건강과 환경 사이의 모든 요인들을 다루며, 이러한 환경요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통제하는 분야”로 정의된다. 분리수거는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필자에게도 다소 생소한 주제였다. 그리고 이 수업을 계기로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너무나도 흔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되는 공기와 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미세플라스틱이나 환경호르몬 관련 보도에는 익숙하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돗물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의식을 가져본 적이 드문 듯하다. 매년 여름이 전년도보다 더 더워지고, 극한기상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기온이 오를수록 수인성 세균이 증가하고, 수돗물 정수 과정에서 염소 투입량도 증가하게 된다. 또한, 기온이 높아질수록 물의 산도(pH) 변화와 온도 변화 때문에 수도관에서 납이 더 쉽게 용출된다. 납 노출량과 지능(IQ) 사이의 관계는 수십 년간 연구되어 온 과학적으로 확립된 사실이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소량의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곳 화순군 보건소로 공중보건의 배치를 받은 지 벌써 1년이 넘게 지났다. 학교를 나오니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르게 흐르는지 모르겠다. 화순군 보건소 치과 진료실로 찾아오는 환자는 많지 않다. 오더라도 할 수 있는 진료는 일부 보험진료와 레진 정도. 다른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근처 치과로 가시라고 권유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곳에서 진료 경험을 많이 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난 1년간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그동안 경험한 몇 가지 일화들을 소개하고 싶다. 초등학교로 화순군에는 지역 내 초등학교로 공중보건치과의사가 찾아가 검진도 하고 불소도포도 하는 사업이 있다. 나 또한 여러 초등학교로 출장을 나간다. 매 학기마다 출장을 나가는데, 그러다 보니 학생들과 6개월에 한 번 만나는 셈이다. 정기적으로 학생들의 구강 상태를 살피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의 가정환경이 대강 어떤지 파악하게 된다. 구강 상태가 특히 안 좋은 친구들은 기억에 남게 되는데, 그런 친구들일수록 그다음 만남에서도 치료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치료가 필요한 아이가 가장 치료를 받지 못한다. 이 사실을 공중보건의로서 검진을 다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환자랑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은 인문학적 지식을 통해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치과의사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 이를테면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고 왔는데 치료가 문제가 있을 때가 저는 어려운 것 같은데요. 특히 치료가 좀 잘못된 것 같은 때 말이죠. 윤리적인 해결책이 있나요? 최근에 갔던 강연 자리에서 받은 질문인데요, 표
지난 6월 12일, 동부지방법원은 33대 박태근을 회장 당선인으로, 강충규, 이민정, 이강운을 각 부회장 당선인으로 한 결정을 무효로 했으며 협회가 피고가 되어 또 한 번 격랑에 휩싸였다. 이 판결 이후, 곧바로 가처분 신청과 항소가 이어지면서 협회 내부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피로감은 물론, 협회에 대한 실망감도 커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방향과 정책이 정해지는 골든타임에 치과협회의 존재 이유는 다름 아닌 국민의 구강 건강 증진과 회원들의 권익 보호이고 대관업무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들과 그로 인해 야기된 법적 다툼은 이 본질적인 목적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어떤 조직이든 갈등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이를 통해 얼마나 더 단단해지는가이다. 자체 거버넌스조차 확립하지 못하고 자율징계권을 요구하는 것은 난센스다. 치과의사협회는 이번 내홍을 통해 회원들과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점을 겸허히 인정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3년 3월 제33대 치협 회장단 선거가 끝나자마자 현 집행부 회장단과 경합을 벌였던 3명의 후보가 ‘부정선거척결연합’(이하 부척연)을 만들어 당선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건지 2년여 만인 지난 6월 12일 1심 판결에서 집행부 회장단의 패소로 나왔다. 임기를 10여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이 판결로 인해 치과계는 새로운 국면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부척연은 지난 6월 23일 이 1심 판결을 근거로 직무정지 가처분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현 집행부 회장단이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좀 성급하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먼저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물론 현 집행부 회장단도 뒤이어 항소장을 내긴 할테지만, 직무정지 가처분이 먼저 인용될 경우 협회는 식물 집행부가 되어 남은 임기 내내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될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임원 중 한 명이 직무대리 역할을 잘 해 내겠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현재 치과계의 숙원 사업이나 정책들이 국가 사업과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에 직무대리의 직분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기에 협회의 기능과 역할을 마비시키거나 축소시킨다는 것은 치
지난 6월 12일 낙선 3인이 제기한 당선 무효소송에서 피고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실시한 2023.3.7. 및 2023.3.9. 제33대 회장단 선거에서 박태근을 회장 당선인으로, 강충규, 이민정, 이강운을 각 부회장 당선인으로 하는 결정은 무효라는 당선무효 판결과 아울러 소송비용은 피고인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부담해야한다고 했다. 이에 원고측은 사과 및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집행부는 항소를 통해 1심 판결의 논리적 허점과 추가 증거자료를 제출하여 정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고 원고(부척연)측은 1심 승소의 기세를 몰아 추가증거와 논리로 치열한 공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치협의 정관과 규정의 해석에 대한 다양한 견해 차이도 보일 것이다. 1심 판결, 항소,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회장 직무대행 선출, 임명직 임원들의 재신임 문제, 2심재판 등으로 법정다툼이 진행되면서 대립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치협의 존재 목적은 국민구강보건 향상, 치과의사 권익 옹호 및 윤리 확립, 치의학 발전에 있고 이를 위해 의료 정책 제안 및 개선을 위해 활동한다. 대다수 회원들은 누가 집행부를 구성하는지 보다는 실제 개원환경 개선
오늘도 알람 소리에 눈을 뜹니다. 아니, 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눈이 떠질 때도 많은 요즘입니다. 반복되는 하루의 시작. 익숙한 동작으로 세수를 하고,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병원으로 향합니다. 매일 지나치는 길, 늘 눈에 들어오는 건물들과 나무들, 같은 시간에 도착해 여는 치과 문, 직원들과의 인사. 모든 순간이 마치 정해진 각본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원장실에 들어가 하루 동안 진료할 환자들의 차트를 검토하며 머릿속으로 진료 과정과 동선을 그려봅니다. 첫 번째 환자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마스크를 쓰고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실로 향합니다. 하루가 또 이렇게 시작됩니다. 언제부턴가 이런 일상이 무감각하고 당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다람쥐가 돌리는 쳇바퀴처럼, 멈출 수 없는 반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듯한 기분. 특별한 사건도, 눈부신 변화도 없이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문득, “나는 지금 살아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버티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갈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의 치료를 시작하려는데 보호자의 굳은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진료가 시작되자마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작은 단계마다 설명을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아기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인정욕구를 갈망해나가게 됩니다. 나를 키워주는 주양육자와 눈을 맞추고 웃으려고 하는 것도 진화적으로 양육자가 나를 귀여워하면서 최대한 가장 약한 시절의 나를 잘 보살피게 하기 위한 유전적인 프로그래밍의 결과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모성애나 부성애에 대한 냉정한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저는 이 의견에 조금 더 수긍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기는 커서 유아가 되면서 주양육자인 엄마나 아빠의 칭찬을 얻기 위해서 그들이 좋아하는 행동을 자주 반복하게 됩니다. 걸음마를 시작할 때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서 더 걸으려고 애쓰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행동은 유아시절은 엄마나 아빠가 싫어하는 것은 안하려고 하고 간단한 자신의 그림이나 블록을 쌓은 결과물을 보여주며 칭찬을 받고 싶어하는 식으로 욕구를 발전시켜나갑니다. 그리고 청소년이 되어가서 학업을 수행하면서 좋은 학업결과물에 인정을 받습니다. 사실 이 때의 인정욕구는 부모만을 넘어서 또래집단과 사회에서 받는 것을 원하는 식으로 발전 합니다. 그러면서 학업성취도 그렇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에서 인정을 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아기 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