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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란유감(托卵有感)

최치원 칼럼

야생은 먹이사슬 법칙에 따라 먹이를 구해 생명을 영위하지만, 반대로 순간의 실수로 자신 역시 먹잇감이 되어버리는 살벌한 삶의 현장이자 어떠한 연습도 허락하지 않는 냉정한 세계이다.

 

포식자는 먹잇감의 사지가 경련을 일으키다 경직이 되는 순간까지 목을 틀어 물어 숨통이 끊어진 후에야 본격적으로 만찬을 즐기게 되는데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는다.

 

뻐꾸기 어미는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딱새나 뱁새가 애써 지어놓은 둥지에 몰래 들어와 알을 바꿔치기하는 탁란 방식을 빌어 종족번식을 하게 된다.

 

주인집 자식을 밀어내어 죽이는 갓 태어난 뻐꾸기 새끼의 본능적인 행동이야말로 이기적인 유전자가 코딩되어 있지 않고는 존재하기 힘들지만, 이 역시 엄연한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야생의 법칙을 인간세상의 법칙에 도입하여 비유와 예제 삼아 인간적인 해석을 덧붙이는 것은 우리 인간에 내재된 동물적인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화자(話者)의 지나친 야생적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비유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위에 언급한 포식자와 뻐꾸기의 행동은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냉정한 동물의 세계이지만 이들이 동료나 동족을 그 대상으로 삼는 일은 드물다.

 

얼마 전 모 전문지에서 ‘탁란’의 비유를 들어 협회와 지부의 갈등을 묘사하려 했으나, 협회와 지부를 탁란에 비유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비유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협회와 서치를 탁란까지 해대는 상잔의 관계로 비유 묘사한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은 편협된 시각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의 섭리를 악과 선으로 분리해 평가하고, 확실한 동질성을 지닌 집단지성인 치과계를 포식자와 피식자로 가르려는 지극히 위험하고 편협된 시각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논설위원 개인적인 견해로 서치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는 안내가 각주로 달려 있는 것에 위안을 받아본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코로나는 사람이 숨 쉬는 폐를 공격해 숨통을 끊는 힘을 가진 초대형포식자이다. 인류 역시 이 초대형포식자에게는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먹잇감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복지부, 서울시, 협회, 회원, 국민들의 우려를 탁란에 빗대어 협회를 비난하고, 부정선거 운운하며 31대 집행부의 발걸음을 여전히 법원 앞에 붙잡아두고 있는 소모적인 논설과 모금활동에 대해 대다수의 회원들은 누구를 뻐꾸기로 생각할지 두고 볼 일이다.

 

‘시덱스2020’ 개최에 대한 협회의 입장표명은 3만 치과의사회원과 15만 치과계 가족,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안녕을 위한 충언이었음을 전하고 싶다. 서치 역시 이러한 협회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