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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찾는 치과의원

김여갑 칼럼


우리는 진료실에서 명찰을 꼭 달도록 되어있다. 갖고만 있어서는 안 되고, 환자가 잘 볼 수 있도록 달아야 한다. 진료실 앞에는 진료의사의 사진과 이름을 붙여 놓는다. 여기에 더하여 경력까지도 함께 써넣기도 한다.


치과계도 치과전문의가 배출되면서 전문과목을 표방할 수 있는데, 2020년 7월 8일 치의신보 기사에 “전문과목 표방치과 425개, 전문의의 4.66%”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떴었다. 2020년 현재 11개 전문과목 총 9115명의 전문의가 있는데, 이 중 자신의 전문과목을 표방한 치과가 제목과 같았다고 하였다. 전문의 숫자 대 표방기관수 비율로 보면 치과교정과가 23.00%(1452명 중 334개소)로 가장 높았으며, 구강내과가 6.91%(217명 중 15개소), 소아치과가 4.85%(659명 중 32개소)였으며, 다음이 구강악안면외과로 1.94%(1390명중 27개소)이었다. 이외에는 각각 1%도 안 되었다. 전문과목을 표방하는 치과전문의들은 “내가 가장 잘 하고, 또 하고 싶은 진료, 내 과목에 대한 자부심이 전문과목을 표기하게 된 동기”라고 말한다고 한다. 교과서적인 말 같지만 자기가 공부한 것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이 엿보인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 그토록 오랫동안 치과전문의제에 대해 투쟁했고, 우여곡절 끝에 통합치의학과도 만들어져 많은 시간과 정신적, 경제적인 부담을 하면서 전문의가 배출되었는데, 조그만 명찰에는 쓰여 있는지 모르겠지만 병원 문 앞에는 크게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전문과목을 표시한 치과의원은 전문과목에 해당하는 환자만 진료해야 한다.”는 조항이 위헌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과목을 표방한 치과의원은 많지 않은 것은 왜일까?

 

환자들이 생각하기에 표방한 과목의 진료를 잘 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표방하지 않은 과목의 진료는 이보다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질까봐 그런가? 의과계를 생각해보면 치과전문의 제도를 추진하면서 의과계 전문의 제도는 실패한 제도라면서 우리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필자는 이해할 수 없었다. 뼈 부러진 환자가 내과에 가지 않고, 정형외과에 가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고, 같은 내과라도 당뇨병에 대해 알고 잘 알고 싶으면 소화기내과보다는 내분비내과에 가려고 찾게 되는데, 불편한 점도 있지만 이것을 실패한 제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굳이 찾자면, 이렇게 말하는 교수는 있었다. 환자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졌다기보다 의사들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점이 있다고. 의과는 치과에 비하여 비교적 진료범위가 명확하지만, 치과는 진료가 서로 연계되어 있어서 각 전문과목을 찾아다니면서 치료 받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더 있다. 결과적으로 전문과목을 표방해도 (경제적으로) 자신에게 큰 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요즘 진료비를 암시하는 숫자를 표기한 간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도 하였다. 자신을 나타내는 방법에 자신의 전공도 필요 없고, 자존심도 버린 모양이다. 해당 치과가 위치한 보건소에서 “이런 식으로 저가 치료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줄 몰랐다.”고 했다고 하였다. 여기에 한 개원의가 “치과의원 간 가격 경쟁이 극단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런 꼼수가 용인되면 너도나도 상호에 가격을 암시하는 숫자를 달고, 환자는 간판에 적힌 숫자를 보고 치과를 선택하는 웃지 못할 광경도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처럼 웃기는 일인 것을 알면서도 너도나도 쫓아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돈만 된다면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물론이고,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더라도 아무 상관없다는 것 같다. “옆집보다 무조건 50% DC 치과의원” 어떤가? 글자도 10자가 넘고, 한글도 들어가고, 영어, 숫자, 특수기호도 다 들어갔는데... 여기에 법의 잣대를 갖다 대기도 아깝다. 치과의사라고 특별한 윤리를 요구할 필요도 없다. 국민의 상식에 준해서, 그래도 치과의사인데 치과의사라는 이름에 맞는 상식은 갖자고 말하고 싶다. 정부의 저가의료정책을 불평하는 것도 호사스럽다. 가난한 집의 자식들이 열심히 노력하면서 꿋꿋이 사는 모습을 요즘 많이 본다. 한 예로 예능 프로의 “박군”을 많은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다고 응원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善한 “스토리”가 있어야 응원을 받는다. 누굴 탓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비급여 수가를 신고하는 문제로 치과의사들의 반대 운동이 있었다. 150여명 되는 필자가 속해 있는 의국 카톡에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궁금하다.”라고 쓴 일이 있다. 제일 위 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후배들 속이 부글부글 끓었을 것 같다. 그런데 필자가 환자가 아니어도 정말 궁금했다. 지금도 궁금하다. 솔직히 전에는 자동차 정비소에 가면 제대로 수리 받고 있는 건지, 바가지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지어 일부러 어디 고장내놓는 건 아닌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각종 재료비, 수리비가 쫙 인쇄되어 있는 프린트를 보여준다. 이것까지 의심할 수 없어서 믿고 홀가분하게 계산하고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나온다. 내 건강을 생각해서. 임플란트 보철 치료에 지금의 보험료가 책정되었을 때 왜 이렇게 낮게 정했느냐고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40만 원대 광고가 붙어있다. 주위 지인들이 치과의사들이 왜 이러느냐고, 어떻게 믿고 치료 받겠느냐고 항의 아닌 항의를 한다. 무엇보다도 치과의사나 의사가 반대한다고 정부가 안 할 리도 없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반대보다는 국민을 위한 일에 자문하고, 솔선수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의 3가지 일들이 필자가 되풀이 하지 않아도 모두 한 단어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제안을 하고 싶다. 단지 치과의사가 안정된 생활을 추구하는 직업인이라는 인식보다 국민과 함께 하고, 국민을 위한, 국민이 믿고,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그냥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