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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나이 듦에 대한 이해-1

시론

노인은 일반적으로 중년 다음 단계로 평균 수명에 이르렀거나 그 이상을 사는 사람입니다. 노인은 신체적으로는 생리적·생물학적인 면에서 퇴화기에 있고, 심리적으로는 정신기능과 성격이 변화되고 있으며, 현대사회에서 은퇴 등을 통해 주요한 사회적 역할의 상실을 겪습니다. 퇴직연령이 일반 기업체의 경우 55세, 일반 공무원은 60세이므로 은퇴 시점을 고려한 사회적 접근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국제노년학회에서는 노인이란 ‘인간의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심리적, 환경적 변화와 행동의 변화가 상호작용하는 복합 형태의 과정에 있는 사람’ 이라고 정의합니다. 노인이란, 복잡한 인간의 노화과정이 자신의 신체나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를 의미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65세 이상이면 법과 제도상으로 노인으로 분류됩니다. 한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한 1964년에 처음으로 노인을 규정하는 기준으로서 ‘만 65세’라는 나이를 도입하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전에 도입한 연령 기준인 것이죠. 17년 후인 1981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하면서 역시 노인을 65세 이상인 자로 규정하였고,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나 노령연금, 각종 경로우대 제도 또한 65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60년간 평균 수명은 얼마나 증가했을까요? 1960년 52.4세에 불과했던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81년에는 66.1세, 2023년에는 83.1세로 증가했습니다 (그림 1). 

 

2024년 현재, 한국은 일본과 스위스 다음으로 3위의 장수 국가입니다. 한국보험개발원은 얼마전 한국의 여성 평균수명은 90.7세, 남성 평균수명은 86.3세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노인을 정의함에 있어 65세라는 기준은 사회적 인식 차원에서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또한 단순한 숫자로 노인을 규정하는 것은 부정적 연령주의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치의신보 독자분들께서도 태어난 지 65년이 지나면 노인으로 분류되는 사회적 통념에 거부감이 들 것입니다. 우선 이 나이대에 진입해도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안정적인 경제력과 여유로운 시간을 바탕으로 퇴직 후에도 사회적으로 왕성한 문화 활동과 소비 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전문직의 경우 만 65세 이상 되더라도 건강과 여건이 뒷받침되면 직업생활을 계속 유지하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한번씩 만나 뵙는 명예교수님께서는 “75세가 넘는 이 나이까지 활동할 줄 알았으면 개원할 걸 그랬어”라고 하십니다. 현재의 60대는 과거의 50대처럼, 70대는 60대처럼 건강과 사회적 활력을 가지고 생활하는 비율 역시 높아졌습니다. 만 60세가 되는 해에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벌이던 환갑잔치가 거의 사라졌고, 농촌사회에서 80대 부모들이 귀농·귀촌한 60이 된 자녀들의 환갑잔치를 챙겨주는 일이 기사화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만65세’라는 우리사회의 노인 정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2024년 현재 노인에 대한 보편적 나이 기준과 일치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노인을 60세 또는 65세 이상의 사람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가 전 세계인의 평균 수명을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세계보건기구는 노인을 정의하는 절대적 연령 기준은 있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아프리카의 노인의 연령 기준은 서구의 기준보다 낮을 수도 있음을, 의학적·사회적 수준이 높은 사회에서는 연령 기준이 절대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50년간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기대수명 역시 빠르게 증가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시대에 따라서 노인을 규정하는 연령 기준을 상향조절 할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요? 물론 제도적·법적으로 노인을 규정하는 연령 기준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노인 구간에 진입한 국민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와 복지, 연급 수급시기 등을 늦추는 일은 상당한 반발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노인에 대한, 노인의 기준에 대한 사회적 통념의 변화는 제도적·법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우리 치과계는 기대수명과 함께 ‘건강수명’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야 합니다. 앞으로 수 회에 걸쳐, 노인과 노화, 노쇠와 나이 듦, 건강수명, 그리고 치과계의 역할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정리해 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기간으로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사는가’에 초점을 두고 산출합니다. 한국인은 사망 전까지 병을 앓는 기간이 평균 10년 이상입니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에 10년 이상 갭이 있는 것이죠 (그림 2). 이 간극을 줄이는데 치과계에서 핵심적인 주요한 역할을 해나 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