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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임플랜트 시대의 기본진료 소고 치주낭 이야기(상)/송세진


발치의 불행을 막기 위해
치주낭 깊이 측정을 생활화하고
매복치 발치 후에는 제2대구치의
distal pocket depth가 3mm
이상이면 S/RP와 치주낭 제거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미국 치과의사면허 인터뷰와 치주낭 이야기


필자가 치과대학을 졸업한지 24년, 지천명을 바로 앞두고 있는 지금, 치과의사로서의 기본적으로 진료실에서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해본다. Infection control부터 제대로 된 근관치료, 그리고 21세기 초에 위기에 빠진(?) 한국 치과의사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치과 임플랜트까지 다양한 진료업무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노년기까기 환자의 자연치아를 보존해 주는 데 가장 중요하게 기여하는 것은 치주낭(periodontal pocket) 제거 혹은 관리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국민 건강의 기본을 담당하는 치과의사의 역량이 이제 치주낭제거에 집중돼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필자는 치과임상수련 배경이 교정과로서 지금까지 치주낭 제거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별로 실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5년 10월에 미국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 state board와 인터뷰를 하면서 큰 충격에 빠진 적이 있다. Board에서 장기적으로 포괄적으로 진료한 일반치과(GP) case를 3개 제출하라고 해 근관치료, 치주, 보철, 임플랜트를 포함하는 증례 3개에다 필자가 자신있게 생각하는 교정 증례 1개를 추가해 4개 증례를 제출했다.

 

보드 인터뷰에서 1시간 동안 수 없이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그 중에서 교정증례에 대해서 면허담당 보드멤버가 내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교정 전에 환자의 치주낭 깊이 측정을 했는가?” 그 질문이 좀 의아하게 느껴졌다. 발치증례로서 아주 멋있게 교정이 잘된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코멘트를 하지 않고 건강한 대학생의 치주문제만을 왜 따지는가? 더구나 사랑니 4개도 내가 멋있게 발거를 했는데… 그 질문에 건강한 학생이기 때문에 치주낭 측정을 하지 않았다고 필자는 답했다. 그 대답에 아마 그 치과의사 보드 멤버는 속으로 유쾌하게 웃었을 것이다. 분명히 대립적인 토론에서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인터뷰 일주일 후에 스테이트 보드로부터 공식적인 편지를 받았다. 필자는 보기 좋게 보드 인터뷰에서 떨어졌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 때문에 무척 당황스럽고 억울했다. 보드에서 그런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나중에 미국 치주과의사에게 물어 보았다. “교정환자에게 정밀하게 포괄적인 치주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PSR perio probing이라도 했어야 했다”며 조언을 해주었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그 조언을 듣기까지 치주에서의 PSR이 무엇인지 필자는 전혀 몰랐다. 필자가 치과대학을 졸업한 이후인 1992년도부터 PSR이 미국 치과의사에게 소개되기 시작했다고 하니 필자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스스로 위로를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치주 스크리닝 목적의 PSR(Periodontal screening and Recording)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의 치과의사에게는 표준진료항목으로 정착돼 있다. 필자가 그런 내용에 대해서 전혀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보드에서는 필자가 수준이하의 진료(substrandard care)를 환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은 무리가 아니다.

 

미국 스테이트 보드 인터뷰 경험 이후, 2007년 2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상근심사위원으로 근무하면서 치주낭 문제에 대해 더욱 깊게 고민하고 보험정책 방향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보게 됐다. 지난 1년반 동안 치과보험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치주적 주제를 가지고 씨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SR을 검토하면서 우리나라의 “PSR 전도사”라고 할 수 있는 치주과의사 이승호 선생님도 알게 됐다. 국민의 건강수준 향상과 자연치보호를 위해서는 PSR probing이 치과의사의 진단·진료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연 때마다 강조하신다고 한다. PSR 개념의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다른 분도 많이 계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