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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 ‘가을 컴백’ 바디라인 살아야 ‘폼생’

베스트까지 잘 갖춰 입고
컬러 셔츠·타이로 포인트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이제 정점을 지나 가을 바람에 밀려나고, 뭐 하나 걸치는 것도 귀찮은 후텁지근한 날씨의 습기도 많이 가벼워졌다. 그럼 이제 남자들은 뭘 입어야 하나에 대한 답으로 ‘슈트(Suit)’를 지목하면 너무 뻔한 답일까? 하지만 그렇게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남자에게 있어 슈트는 어떤 가치를 갖는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를 권한다.


슈트는 남자에게 갑옷과 같은 옷이라고 표현되곤 한다. 냉철함마저 느껴지는 빈틈없는 모습, 자신은 물론 상대방에게 약간의 긴장감을 주는 남자의 옷으로 슈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캐주얼이 일반화 되고 편하고 효율적인 스타일이 인기를 얻긴 하지만, 중요한 만남이나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 갈 때면 모든 남자들이 슈트를 갖춰 입는 것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남자의 당당한 매력을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옷은 바로 슈트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모든 슈트가 이렇게 잘 정비된 갑옷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선에서 표현된 유행, 세심한 관리를 통한 정갈함, 시의 적절하게 매치한 셔츠와 타이가 있어야 제대로 된 슈트가 완성된다.

 

이번 가을 슈트의 적당한 선에서 표현된 유행은 ‘딱딱하지 않은 클래식’과 ‘유러피안 스타일의 위트’다. 깔끔한 단색 보다는 선명한 스트라이프 패턴과 은은한 체크 패턴의 소재가 많이 소개되는 것은 딱딱하지 않은 클래식 슈트를 표현해 주고 있다. 모노톤 일색이던 슈트 컬러에 다크 브라운이나 다크 네이비 등의 컬러가 사용되고, 셔츠·타이·행커치프 등의 액세서리에 다양한 컬러-퍼플·옐로·다크 레드·그린 등-가 활용되는 것은 요즘 슈트가 유러피안 스타일의 위트를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베스트를 활용한 ‘쓰리 피스 슈트(3 Piece Suit)’은 유행은 이 두 가지 요소를 가장 잘 표현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남성 슈트 스타일의 변화는 국내에서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는 슈트 전문 유럽 브랜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슈트는 익숙하고 평범해 보이는 옷이지만 제대로 잘 만들기는 굉장히 까다로운 옷이다. 적절한 소재와 실루엣을 매치해야 하고, 숙련된 바느질과 마무리를 통해야한 제대로 된 슈트의 맛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슈트에 매진하고 장인의 손맛을 유지해온 유럽 브랜드(특히 이태리 슈트 브랜드)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통 클래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컬러와 스타일 등에서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스테파노 리치’나 명품 슈트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키톤’ ‘브리오니’ 등은 현재 우리나라의 슈트 스타일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최고급 원단과 품질로 이제는 슈트의 대표 브랜드가 된 ‘에르메네질도 제냐’나 디자이너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실루엣과 세련된 스타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엠포리오 아르마니’와 ‘보테가 베네타’의 슈트도 이번 시즌의 슈트 스타일을 잘 표현해 준다.


일단 브라운·네이비·그레이 등으로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하고, 스트라이프와 체크 패턴으로 클래식한 멋을 살린다. 어깨와 허리선 그리고 팔을 타고 떨어지는 실루엣이 보디라인을 살짝 드러내는 정도의 피팅감을 선택한다. 슈트와 컬러 톤을 맞춘 잘 다려진 셔츠 또는 깔끔한 화이트 드레스 셔츠, 그리고 풍부한 색감을 표현하는 여유와 TPO를 감안하는 배려심이 돋보이는 타이를 선택한다. 이 정도의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면 이번 가을을 위한 멋진 갑옷으로써의 슈트를 갖기에 충분할 것이다.
민병준 = 남성 패션지 ‘아레나’ 패션&뷰티 디렉터
사진 및 자료 협조: 스테파노 리치, 브리오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엠포리오 아르마니, 보테가 베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