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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향연(수필)]운남고성과 샹그릴라를 다녀와서 (상)/최단

영국작가 제임스 힐트(1900~1954)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을 읽고 창세기에는 에덴동산이 있었듯이 현세에 존재하는 지구 최후의 낙원으로 묘사한 샹그릴라는 히말라야 산맥 넘어 낙원이 있다고 묘사한 곳에 나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 곳이 바로 운남성 오지인 건당(建塘)초원이란 곳이다.
소설이 나온 후 샹그릴라는 이상향의 대명사로 쓰여 지고 있다.
몇 번의 갈 기회를 놓치고 비로써 2004년 8월 1일에 출발하여 8월 8일에 돌아오는 테마 세이 투어 여행사 스케줄이 있어 기꺼이 참가 신청을 했다.


여행에 큰 사위 윤흥조군을 동행하기로 하고 중국 민항기를 이용해 하문(厦門)을 경유 곤명과 석림을 구경하고 국내 비행기로 샹그릴라를 가는 것이다.
샹그릴라(建塘草原)는 해발 3300m의 높은 고원에 있다.
비행장에 내리자마자 승객중의 한 젊은이가 비행장 바닥에 쓰러졌다.
깜짝 놀라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들고 고산병으로 인한 것으로 진단되어 부랴부랴 동료의 등에 업혀 응급실로 갔다.


나는 중남미 페루의 쿠스코 해발 3400m에서도 고산에 대한 경험이 있었고 약간의 숨찬 부담은 있었지만 느리게 움직이면 크게 우려되지 않아 이번 여행을 강행한 것이었다.
그리고 떠나올 때 구급약과 산소통을 갖추고 왔다.
중남미는 아들과 같이 갔었고 아들에게 내가 쓰러지면 네가 나를 업고서라도 가라고 당부했었으나 도리어 젊고 건강한 아들이 고산병으로 녹초가 되는 웃지 못 할 사건이 일어나 내 생각에는 고산병은 노약이 문제가 아니라 체질에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고원에 있는 샹그릴라는 물론 소설 속의 이상향은 아니라고 믿고 왔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있을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도 보는 순간 그마저 완전히 무너지고 건당 초원에 급조된 상점들과 여관뿐 주변의 초원에는 풀을 뜯는 야크와 라마사원이 몇 개 있고 장족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다.
이 곳을 샹그릴라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실망하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나는 오기 전 이 곳을 다녀온 사람의 기행문을 읽고 온지라 사전에 다 알고 왔고 또한 제임스 힐튼씨가 쓴 잃어버린 지평선의 소설도 읽었다.
그가 쓴 상상의 허구와 허상이 중국 당국의 약삭빠른 상술과 결합하여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나는 왜 이 곳을 찾아 왔을까?


이 세상에 어디에도 파라다이스는 없는 것, 그러나 이 곳을 찾은 이유는 제임스 힐튼씨가 자기의 마음속에 꿈을 감추어 둘만한 오지 중에 오지라는 곳, 또한 이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은 아니지만 옛날에는 거의 외부세계와 단절된 삶…. 전혀 차원이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곳이 아닌가.
주변은 높은 설산으로 둘러싸여 척박한 고원 속의 초원 농사도 안 되고 야크나 염소들을 방목하고 문명의 해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그들의 단순하고 순박한 삶을 보고 싶었고 그리고 막연하나마 이 들의 삶을 통해서 마음속에 해와 달을 찾는다면 아무 곳에도 없는 이상향, 어디에도 있는 이상향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