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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의 내 마음의 책]‘페쉬메르가의 연인’ 쿠르드전사와 애절한 사랑

 


“그대의 사랑을 얻는다면 기뻐 죽을 것이요, 못 얻는다면 비탄에 빠져 죽을 것이다”.
조안나는 사바스트를 바라보며 홀로 말했다.
이라크의 아르빌에서 2년 동안 근무했던 한국 국제 협력단(Koica) 송인엽 팀장으로부터 그가 공동 번역한 이 책을 받고도 제대로 읽지 못하다가, 6월의 어느 날, 이태리의 로마로 향하는 밤 비행기에서 페쉬메르가의 연인이라는 책을 읽으며, 페이지 마다 비늘 처럼 솟아 오르는 안타까움과 아름다운 사랑에 가슴이 촉촉하게 젖어 옴을 느꼈다.


미국 여류 작가인 Jean Sasson은 소설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쿠르드족 여성인 주인공 조안나를 직접 만나 그녀의 육성을 생생하게 살린 쿠르드전사와의 애절한 사랑을 그려냈다. 이라크인 아버지와 쿠르드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바그다드에서 대학교육까지 받은 여성으로, 어린 시절부터 이라크에 온갖 고통을 받는 쿠르드족을 보면서 성장했다. 쿠르드족은 인구가 2500만 명이나 되고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와 문화도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의 국가가 없어 터키, 이란, 이라크 등에 흩어져 살면서 수모와 핍박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민족이다. 주인공 조안나는 쿠르드전사인 사바스트를 만난 첫날부터 사랑에 빠져 열악하고 생사를 넘나드는 처절한 생활 속에서도 행복을 느끼며 지순한 사랑을 가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의 힘이 이렇게도 강하고, 용감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페쉬메르가(Peshmerga)는 쿠르드어로 “죽음과 맞선 자”라는 뜻으로 무거운 단어 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향기로운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은 비행기 창 밖의 여명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준규
<교정학회 전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