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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업계, 표준화 주체로 활동 기대/최인준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 대표단들의 활동도 두드러져 국제표준초안(NWIP) 제출과 표준 제·개정을 위한 시험소간비교평가시험(RRT) 수임 등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국제표준초안은 SC 1/WG 9분야(치과용 충전제 및 회복제/폴리머계 회복재료)에서 ‘치과용 심미 회복재료의 색상조화’라는 주제로 서울대 이용근 교수님이 제출하셨고, 이 새로운 표준안의 채택여부를 놓고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 안의 채택을 위해서는 5개국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상태이며, 현재 3개국의 지지를 받고 있고 추가로 지지국 확보를 위한 노력이 회의가 끝난 현재도 진행중인 상태입니다.


그리고 SC 7/WG 3(구강관리용품/Oral rinse)분야에서는 구강양치액중 pH가 5.5 이하로 낮은 제품들은 치아 표면을 부식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이에 평가방법의 표준화작업을 진행 중인 상태이며, 연세치대의 김백일 교수님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식능력평가를 위한 시험소간비교평가시험(RRT) 기관으로 선임됐습니다. 더불어 김백일 교수님이 작년 과제로 수행한 ‘구강양치액의 부식능력평가’에 대한 RRT결과도 각국의 전문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TC 106/WG 10(치과재료의 생체적합성) 분야에서는 연세치대의 김광만 교수님이 작년에 수임한 ‘임플란트 양성 대조근 확인평가방법’에 대한 RRT 결과발표가 있었으며, 2009년 2차로 진행될 RRT에 또 다시 참여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셨습니다.


기타 제가 포함돼 있는 SC 4(치과용기구)분야에서는 진단용 프로브, 근관용 파일, 발치용 포셉, 핸드피스 등의 표준화에 대한 논의와 현 규격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치주용 큐렛의 식별성 확보를 위한 color-coding 방식에 대한 협의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서 맡으신 분야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활동해 국제표준화 작업에 있어서 우리의 입지를 확보하고 국제표준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으며, 각 위원회별로 회의내용과 대응방안들을 문서화해 향후 정부문서로써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산업계에 속해있는 저의 입장에서 볼 때 국제표준화회의라는 것이 외적으로는 토론과 협의의 모습이지만, 그 이면에는 자국 산업의 이익을 위한 치열한 경쟁의 장이라고도 판단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많은 국가들이 표준화사업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때로는 민간 기업들조차도 회사의 사활을 걸고 회사의 제시안이 표준화에 반영되게 하기위해 전력투구하는 것이 아닐까요. 치과용 제품의 국제표준화는 이미 미국, 일본, 독일 등 치과시장에 많은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상품을 많이 판매하고 매출이 높은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을 국제표준화 시키는 방안에 열성적이고, 이러한 기업들이 많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구조겠지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뒤늦게 2002년 이후로 ISO/TC 106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산업분야 중에서 전자, 자동차, 섬유 등 거대시장과 어마어마한 인력 풀을 갖추고 있는 일부 선도적인 분야를 제외하고는 정부에서 평가하는 치과계 쪽의 표준화 활동점수는 최상급에 랭크된다고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큰 결실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끼고 있는 아쉬움은 이 모든 것이 학계의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구 선진국과 일본이 기업중심으로 표준화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상황이지요. 물론 당장 우리나라의 치과관련 제조기업들이 주체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일단 자본적으로 취약하고, 표준화를 진행해 나갈 인력과 설비 등도 잘 정비돼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족함은 학계, 그리고 정부와 공동으로 대응함으로써 일정부분 극복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결국 표준화라는 굴레를 기업은 벗어날 수 없습니다. ‘피할 수 없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