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24.7℃
  • 맑음강릉 31.4℃
  • 맑음서울 25.8℃
  • 맑음대전 26.6℃
  • 맑음대구 28.5℃
  • 맑음울산 27.7℃
  • 맑음광주 27.4℃
  • 맑음부산 23.1℃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3.9℃
  • 맑음강화 22.7℃
  • 맑음보은 25.5℃
  • 맑음금산 26.7℃
  • 맑음강진군 25.1℃
  • 맑음경주시 29.7℃
  • 맑음거제 24.5℃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겨울테마 "피코트"]피할 수 없는 코트의 계절 트렌드를 입다

트렌치코트를 입기에는 좀 추운 날씨, 롱 코트를 입자니 너무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피코트가 대안이다. 이외에도 이번 겨울 피코트를 입어야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번 겨울을 위한 다양한 외투 중에서 주목해야 할 ‘피코트(Pea Coat)’. 무적함대의 전통을 가진 영국 해군의 선원용 코트로 처음 만들어졌다. 갑판 위에서 찬바람을 막아주면서도 편안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스타일이었다. 이러한 피코트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더블브레스트, 큰 칼라와 라펠 그리고 짧은 허리선이다. 해군용 외투였던 터라 남성적인 밀리터리 스타일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오랜 세월동안 특징적인 디자인이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클래식한 복고의 느낌도 연출할 수 있다. 즉 이번 겨울 유행하는 남성 패션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대부분 피코트라고 하면 묵직한 모직 소재에 그레이나 네이비 컬러가 고작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피코트의 고정 관념은 작년부터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고, 이번 겨울에는 다양한 컬러와 소재 그리고 약간의 디자인 변형이 가해진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레이와 네이비 일색이던 컬러는 더욱 밝은 컬러나 과감한 패턴으로 훨씬 경쾌해졌으며, 가벼운 울이나 가죽 심지어는 나일론 소재 등도 사용하여 그동안 피코트가 가졌던 묵직한 느낌을 많이 없앴다. 이번 겨울 거의 대부분의 남성복 브랜드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피코트를 신제품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그 스타일과 개성도 각각이라 이러한 피코트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피코트를 더욱 젊고 센스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만들고 있다.


루이 비통과 에르메스는 원형 그대로의 피코트를 소개하면서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했고, 에트로·Z 제냐·토미 힐피거 등은 파격적인 컬러나 소재를 활용하여 피코트의 변화무쌍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너무 혁신적인 변화를 꺼려하는 이들을 위해 겐조 옴므와 버버리 프로섬은 실루엣이나 컬러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기존 피코트의 지루함은 없애고 세련된 느낌을 더하기도 했다.


사실 피코트는 클래식한 느낌이 강한 셔츠와 타이 차림 또는 슈트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함께 소개하는 다양한 브랜드의 패션쇼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피코트는 캐주얼이나 약간 스포티한 분위기 또는 타이를 여유롭게 풀 수 있거나 보타이로 위트를 표현할 수 있는 딱딱하지 않은 클래식과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비즈니스 미팅보다는 한가로운 주말여행이나 캐주얼한 저녁 모임 자리에 입고 가면 멋쟁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외투라는 뜻이다. 이번 겨울엔 은은한 컬러감이 유행이고, 그레이 피코트에 블루나 버건디 컬러 니트 머플러를 매치하거나 허리선이 좀 더 짧아진 블랙 피코트에 아이보리 컬러 터틀넥 니트를 매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한창 유행이라는 복고풍을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남성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민병준 = 남성 패션지 ‘아레나’ 패션&뷰티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