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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올 부츠 트렌드 ‘각양각색’

알수 없는 노릇이다. 불과 열 달 전까지만 해도 세상 어디에 내놔도 남부러울 것 없이 느껴지던 부츠, 딱히 유행을 타는 것도 아니고, 어느 한구석 낡은 곳도 없는 부츠가 단지 봄, 여름, 가을 세 계절 동안 신발장 속에 들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설렘도 없는, ‘그저 그런’ 부츠로 돌변하니 말이다. 지난 몇 년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는 부츠 트렌드 탓에 올겨울엔 그 증상이 더욱 심각하다. 스판 소재의 앵클부츠, 가죽 소재의 스파이크 힐 부츠, 에나멜 소재의 오버니(over-knee) 부츠 등 매 시즌 부츠의 트렌드라는 것이 하나의 디자인으로 수렴되게 마련이건만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길이가 긴 것, 짧은 것, 통이 넓은 것, 좁은 것, 굽이 높은 것, 낮은 것 등 다양한 디자인의 부츠들이 쇼윈도나 진열대 위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한껏 뽐내며 우리를 유혹해대고 있으니 지난겨울까지 신던 부츠들이 몇 켤레씩이나 신발장 속에 모셔져 있음에도 새로운 부츠로 눈을 돌릴 수밖에.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 가장 자주 눈에 띄는 부츠는 가죽 소재의 라이딩 부츠다. 승마용 부츠처럼 생겼다고 해서 ‘라이딩 부츠’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스타일은 굽이 낮은 단화 스타일에 별다른 장식 없이 무릎까지 올라오는 형태로 중성적인 매력에 있어선 따를 자가 없다. 편하고 어떤 옷에든 잘 어울려서 활용도가 높은 것도 장점(캐주얼한 미니스커트나 무릎길이의 H라인 스커트는 물론이고 스키니 진이나 시가렛 팬츠와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단, 발목이나 무릎 부분의 버클 장식을 제외하면 별다른 장식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부츠 전체로 시선이 집중된다. 다시 말해, 좋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을 골라야 후회가 없다.


라이딩 부츠와 더불어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스타일은 지난겨울 ‘부츠 계’를 평정했던 부티(다리를 덮지 않고 발목 바로 아래까지만 덮도록 디자인된, 앵클부츠보다 더 짧은 길이의 부츠) 스타일. 부티의 인기는 해가 지나도 식지 않은 듯, 이번 시즌에도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다양한 소재의 부티를 내놓고 있다. 인기는 여전하지만 디자인은 많이 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반적으로 세부적인 장식이 줄어든 반면 굽의 모양이나 소재 등에 포인트를 주어 섹시함을 더한 스타일이 많아졌다는 것. 라이딩 부츠와 마찬가지로 폭이 좁은 시가렛 팬츠나 스키니 진과 잘 어울리고, 지난 가을부터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가죽 레깅스와는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가죽 레깅스와 같은 색상의 부티를 매치해 가죽 롱부츠를 신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룩은 이미 파리를 비롯 전세계 패션 리더들이 가장 사랑하는 룩이 됐다.


사실, 아무리 라이딩 부츠와 부티가 유행이라고 해도 그 둘은 눈 꾹 감고 신발장에서 지난 시즌에 신던 것을 꺼내 신으면 그만이다. 보헤미안 룩이 유행하면서 구찌에서는 라이딩 부츠에 프린지(수술 장식)를 달아 우리를 유혹하고, 이브 생 로랑에서는 섹시하기 짝이 없는 뱀피 부티를 내놓아 우리를 설레게 하지만, 그런 건 눈 한번 꾹 감으면 다 참아 넘길 수 있다.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바닥을 치며, 다들 어렵다고 아우성을 치는 시즌인데다 우리의 신발장에서는 몇 켤레의 부츠가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 않던가. 그러나 미드 카프 부츠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발목에서 무릎 사이까지 오는 미드 카프 부츠(일명 ‘고고부츠’)는 올겨울 반드시 갖추어야 할 아이템일 뿐 아니라, 1960년대 앙드레 꾸레주를 떠받들던 1960년대 여자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 이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아이템이니까. 그러니 올해 단 한 켤레의 부츠를 사야 한다면 그 답은 미드 카프 부츠가 돼야 옳다. 평범한 ‘롱 부츠’보다 훨씬 트렌디하고, 세상에 차고 넘쳐나는 앵클부츠보다는 개성 넘치는 미드 카프 부츠는 미니스커트와도 잘 어울리지만 미디 길이의 스커트에도 잘 어울린다. 올해의 트렌드는 통이 넓은 미드 카프 부츠를 미디 스커트와 매치하거나 와이드 팬츠의 아랫단을 그 안에 살짝 넣어 입는 것. 전자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