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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치과 의미, 냉철하게 살피길

사설

최근 ‘제휴치과 제안서’로 인해 개원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제휴치과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약 1000여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한 보험설계업체가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제휴치과 제안서를 보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이른바 ‘양심병원협회’가 다수의 치과를 대상으로 무차별적 제안서를 발급한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55세 이상 무료구인구직사이트를 운영하는 A 업체가 서울시내 200여 곳의 치과에  제휴치과 제안서를 배포해 문제가 되고 있다.

A 업체는 제안서에 해당 업체의 개인회원에게 치과 진료비 20% DC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적시하고 있어 황당하다. 하지만 황당한 이 업체의 제안이 제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동조하는 치과들이 있어서 이것 또한 문제다.

진료비가 마트의 공산품도 아니고 마치 상품을 거래하듯이 일괄 20%를 할인하라는 조항이 붙어 있음에도 이런 제휴에 응하는 치과는 다시 한 번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도대체 무엇에 제휴를 하란 말인가. 환자를 소개해줄 테니 진료비를 할인하는 행위에 제휴를 하라는 의미일진데 이런 타협이 온당하단 말인가.

이런 형태는 전형적인 ‘나쁜 소개’의 유형으로 볼 수밖에 없다. 브로커를 끼고 진료비의 일정비율을 할인하게 되면 결국 진료비를 부풀리거나 진료의 질적 하락을 가져올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런 제휴치과를 이용한 마케팅에 솔깃하기보단 차라리 양심적인 치과로 남는 편이 낫다. 환자와의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당장은 힘들고 느려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엔 올바른 길이었다는 것을 오랜 시간의 경영 끝에 깨닫는 날이 올 것이다.

환자도 사람일진데 제휴치과로 소개받은 치과를 순수하게 인술을 베푸는 의료인이라는 시선으로 볼까. 아마도 당장 필요한 치료만 받는 1회성 관계로 그칠 확률이 지속적인 진료로 이어질 확률보다 훨씬 높다.

잘 되는 치과를 보면 이런 1회성 환자보다는 꾸준히 지인을 통한 환자 창출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런 치과가 되기 위해서는 치과의사 윤리를 되새기면서 기본으로 돌아가는 자세가 필수 덕목이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다들 힘들지만 치과의사로서의 양심을 지켜온 사람들이 결국엔 환자들로부터 인정받고 불경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