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언어, 수화
우리는 누구나 말을 하며 산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아픈 가슴을 달래기도 한다. 물론 가벼운 수다를 떨며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데에도 말은 톡톡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상념에 빠지면 우리가 듣고, 말하고, 소통하는 모든 행위가 조물주의 큰 선물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그만큼 말이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오래 전 치과를 찾아온 농아 환자가 생각난다. 당시 그는 수화 통역 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치과를 찾아왔다. 내게 손동작으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신기하기도, 생소하기도, 불편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움을 주시던 봉사자가 사라졌다. 진료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여간 곤란한 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칠판을 들고 글을 써 가며 의견을 나눠봤지만 여전히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급기야 서점에서 수화 교본 몇 권을 사서 스태프들과 연습도 해보았지만, 영어도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회화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듯 수화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해서 의사로서 환자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 뒤 오랜 시간 여러 가지 방편을 구상
- 박우성 수성치과의원 원장
- 2020-02-04 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