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 - 내게 다가온 치유의 길
많은 사진가들이 자신이 기록하고 싶은 피조물들을 현실 생활로 부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 최대한 많이 담으려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그것을 왜 담았는지 그 의미조차 잊어버리고 구경거리들만 남기곤 한다. 이차원 공간에 담아 놓은 구경거리들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들은 나에게 과거의 나로부터 미래의 참나를 향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도대체 나는 왜 사진 작업을 하는가?’ 이것은 수없이 많이 생각해 보았으나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던 화두였다. 나는 치의학 분야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서, 지난 수십 년간 국내외 다양한 학술모임에서 결손된 조직들의 치유 반응 기전, 수복재료 및 치료방법들을 발표하며 임상에 임해 왔다. 그러다 보니 내가 촬영한 사진 작품들을 통해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도 치유해주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내가 참가해 보았던 사진치유 워크숍들은 거의 모두 촬영의 결과물보다는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로 치료를 하고 있어 원래 내 기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던 중 최근에 갑자기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해온 사진 작업들에 의해서 남들이 치유되기 이전에, 사진 작업을 하면서 나 자신이 치유되
- 수술하는 사진가 임창준(이엔이치과의원 원장)
- 2020-07-08 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