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자
요즘은 참 혼자라는 게 트렌드인가 보다. 온 세상이 혼자 열풍이다. TV에서는 혼밥, 혼술 열풍이고 서점에 가도 나 혼자 즐기는 xx, 나 혼자 떠나는 xx 이런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런 트렌드가 절묘하게도 내 삶의 곡선과 시기에서 접점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학교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지냈고, 대학교 입학하고 자취를 하며 자립하긴 했지만 친구들과 몇 발짝 안떨어져 살았기에 거의 마을 공동체와 같은 생활을 하였었다. 그렇게 어울려 지내다 보니 그 당시에는 혼자라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다. 혼자 밥을 먹으면 안되고, 혼자 여행을 가서도 안되고, 혼자 운동을 해서도 안되고 그런 규율을 사회가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내가 그저 혼자 무엇을 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어서 혼자가 되기를 꺼려했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변했던 시기는 공중보건치과의사로 일했던 3년간이었다. 동료 의사들이 근처에 있긴 하였지만 예전에 보냈던 나의 학창시절과는 많이 달랐다. 예전에는 나와 하루 스케줄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혼자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동료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도 있었지만 혼자 밥을 먹는 시간도 늘어났다
- 이형직 부산대치과병원 전공의
- 2017-09-01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