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사자는 마침내 ‘아이’가 되는지, ‘차라투스투라’의 입을 빌려 말한 니체의 생각을 여기에 세 문단으로 옮겨봅니다. -‘낙타’는 내면에 외경심이 깃들여 있는 강력한 정신이며 인내심이 많은 정신이다. 자신의 오만에 고통을 주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자신의 지혜를 조롱하기 위해 자신의 어리석음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일이 승리를 구가할 때 그 일로부터 물러나는 것이다. 유혹하는 자를 유혹하기 위해 높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깨달음의 도토리와 풀로 연명하면서 진리를 위해 영혼의 굶주림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병석에 누웠으면서도 문병 오는 자들을 돌려 보내버리는 것이다. 들려주고자 하는 바를 결코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와 우정을 맺는 것이다. 진리의 연못이라면 더럽더라도 그 속으로 뛰어들어 차가운 개구리도 뜨거운 두꺼비도 물리치지 않는 것이다. 우리를 경멸하는 자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유령이 우리를 위협하더라도 그 유령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낙타’는 인내심이 많은 정신으로, 위와 같이 무겁기 그지없는 짐을 짊어지고 사막을 달려간다. 고독하기 그지없는 사막에서 두 번째 변화가 일어난다. 사막에서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고, AI는 이미 많은 영역에서 사람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진료 보조 역할까지 수행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정교해져도 AI가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태도’입니다. 태도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결심과 자세, 감정과 성찰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좋은 리더가 되고 싶고, 따뜻한 동료가 되고 싶고,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태도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성찰과 자극을 통해 다져지는 것입니다. 책읽기는 바로 그 자극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어떤 책은 나의 나태함을 일깨우고, 어떤 문장은 내가 놓치고 있던 진심을 일깨워 줍니다. 책 속에는 무수한 사람들의 태도가 담겨 있고, 그들의 고민과 결단을 통해 우리는 나 자신의 모습을 비추
2026년 병오년(丙午年), 힘찬 ‘적토마’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아침이 되면 으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하는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예전에는 연하장에 꾹꾹 눌러 쓴 손글씨로 마음을 전하곤 했는데, 요새는 스마트폰으로 톡 한번 보내면 끝이니 참 편한 세상이긴 합니다. 손가락 하나로 인사를 나누다 보니 오가는 마음의 무게도 예전보다는 좀 가벼워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연말과 새해 인사가 엄격히 나뉘어 있는데, 가만 보면 모두 복을 비는 말이고 건강에 대한 얘기는 쏙 빠져 있습니다. 아마도 건강이란 건 남이 빌어준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내 스스로 챙겨야 할 몫이라 여겨서 그런가 봅니다. 사실 ‘행복’이라는 게 마음만 고쳐먹는다고 덜컥 손에 쥐어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살아보니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옛말이 참 무섭도록 맞더군요. 우리는 흔히 정신력으로 몸을 이겨내려 애쓰지만, 개원가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오히려 몸이 정신을 이끌고 가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네 치과의사라는 직업, 겉보기엔 고상한 지식 노동자 같아도 속을 들여다보면 영 딴판입니다. 1m
올해 나는 운 좋게 두 번의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11월 과학기술인 보고회와 12월 충청남도 타운홀 미팅. 그중 한 번은 직접 질의할 기회를 얻어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해 기술이전 수익에 대한 세제혜택을 재도입해 달라”고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연구자로서 작은 목소리가 정책에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치과계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최근 치의신보 창간특집 설문조사에 따르면 치과의사의 82.6%가 임플란트 수가 구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임플란트 환자 증가는 전년 대비 2,600명으로 예년의 10분의 1 수준이며, 평균 진료비는 1.6% 하락했다. 내수 시장이 사실상 성장을 멈춘 것이다. 90% 이상의 치과의사가 ‘포스트 임플란트’ 전략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37%는 여전히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위기의 본질은 단순한 시장 침체가 아니다. 우리가 ‘다음 먹거리’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용 술식, 치아 성형, 투명교정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것들은 기존 시장의 재분배일 뿐 새로운 가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AI로 다들 자리를 걱정하는 것 같아요. 치과계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사실 저희도 인력 대체를 계속 고민해 왔잖아요. 보조 인력이 대체 가능하면, 치과의사라고 다를 것도 없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위기라고 해도, 여전히 인간에겐 인간만의 영역이 있잖아요. 치과의사에겐 그런 부분을 강조해서 교육하면 되는 거겠지요? 소통이나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 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중략)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김종길, ‘설날 아침에’) 2026년 병오년(丙午年)의 붉은 태양이 우리 치과계의 창을 두드립니다. 김종길 시인의 노래처럼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오는 것이지만, 우리는 얼음장 밑에서 숨 쉬는 물고기와 봄날을 꿈꾸는 미나리 싹 같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새 아침을 맞이합니다. 이 아침, 저는 시인이 노래한 희망의 싹과 함께, 갓 태어난 아기의 잇몸을 뚫고 나오는 하얀 ‘첫니’를 떠올립니다. 아기에게 첫니가 돋는 과정은 생애 첫 성장의 경이로움이지만, 동시에 잇몸이 붓고 열이 나는 ‘맹출의 고통’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그 통증을 견뎌내야만 비로소 세상의 양식을 씹고 소화하여 생명을 지탱하는 단단한 존재로 설 수 있습니다. 2026년, 우리 치과계가 마주한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새로운 희망의 치아가 돋아나려 하고 있지만,
숨 가쁜 2주가 지나갔다. 레지던트 원서 접수, 인턴 시험, 직후 시행된 레지던트 선발 면접과 뒤이은 발표까지.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고 내쉬는 사이에 모든 과정이 한꺼번에 지나가 버린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잔인한 평가의 자리에 서 있었다. 불과 1년 전 인턴 선발 과정에서도 면접을 치렀지만, 그때와 이번은 달랐다. 당시에는 국시 성적과 학부 성적이라는 정량적인 지표가 중심이었기에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 그러나 레지던트 선발 과정은 훨씬 복잡했다. 지난 10개월간의 인턴 생활에 대한 평가, 공개되지 않는 인턴 시험 점수(정확히는 지원 기관에만 공개되는), 그리고 면접까지 내가 알 수 없는 기준들 사이에 놓인 채 다시 ‘평가받는 사람’이 되었다. 10개월 동안 나름 성실하게 임했다고 자부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준비한 인턴 시험도 후회 없이 마쳤다. 하지만 평가 기간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점점 작아졌다. 특히 내가 지원한 병원은 발표가 유독 늦어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마음을 졸였고, 퇴근시간이 지나도 잠잠한 핸드폰에 결국 ‘아, 떨어졌구나’ 하고 받아들였을 때 실망감은 생각보다 컸다.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언제나 위로가 되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표준은 의료용 전기 기기 중 치과 분야의 핵심 장비들을 아우르는 IEC 80601-2-60:2019 (Ed 2) Medical electrical equipment-Part 2-60: Particular requirements for the basic safety and essential performance of dental equipment(KS C IEC 80601-2-60:2019 의료용 전기기기 - 제2-60부: 치과용 기기의 기본 안전 및 필수 성능에 관한 개별 요구사항)”이다. 이 표준은 기존의 일반적인 의료기기 안전 기준을 치과 진료 환경에 맞게 구체화한 것으로, 치과용 유닛, 치과 환자용 의자, 치과용 핸드피스 및 치과 진료용 조명등에 적용된다. 최근 치과 장비는 전동 모터, 고주파 수술기, 다양한 광원 등이 결합된 복합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전, 화상,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