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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연장의 꿈

기고 | 의학의 미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

혹시 ‘아일랜드’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는지요?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은 자신의 복제인간을 키워내게 되고 자신의 장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복제인간의 장기를 떼어 자신의 몸에 이식함으로써 생명 연장을 하게 됩니다. 또한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을 대리모로 만들어 임신을 시키고 출산을 마치게 되면 폐기해 버리는 일도 하게 됩니다. 이를 우연히 알게 된 복제인간 주인공 이완 맥그리거가 이곳을 탈출해서 원래의 자신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앞으로의 과학기술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 이식이 필요한 경우 공여자를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균돼지를 이용한 장기 이식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식거부 반응 등의 안전성 문제와 동물 생명에 대한 윤리적 문제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식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아무리 무균돼지라 하더라도 인간의 유전자와 돼지의 유전자는 다르기 때문인데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돼지의 배아에 인간의 유전자를 지닌 줄기세포를 주입하여 인간-돼지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즉 외형은 돼지지만 인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건 돼지일까요? 사람일까요? 만약 돼지가 사람의 말을 한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이렇듯 의학의 발달을 통한 인간의 생명 연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윤리적인 문제 또한 중요합니다. 원자력이 발전소도 될 수 있고 원자폭탄이 될 수 있는 것처럼 과학기술은 양날의 칼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자를 이용한 기술이 발전된 가장 큰 계기는 ‘휴먼게놈프로젝트’입니다. 많은 불치병의 원인이 유전자 결함으로 밝혀졌고 유전자 지도만 있으면 어느 위치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으므로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도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개개인에 맞는 맞춤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휴먼게놈프로젝트’는 처음 완성되기까지 11년 동안 3000억원이라는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제는 단 하루만에 100만원 정도면 자신의 유전자 지도를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안젤리나 졸리라는 헐리우드 배우를 알고 계실 겁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의 유전자 분석결과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확률이 매우 높은 BRACA라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유방과 난소 제거술을 시행한 것으로 더욱 유명해졌는데요. 이는 아직은 한계가 있지만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미리 파악해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고, 자신에게 맞는 맞춤의학이 가능졌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큰 사례가 되겠습니다.

고흐가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자신의 귀를 잘라낸 일화는 유명하죠. 그런데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봉투에 묻어있던 침에서 고흐의 DNA를 채취하여 세포를 만들어내고 이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고흐의 귀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란 프린터 잉크를 인체의 단백질이나 세포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 기술을 이용하여 심장, 간, 뼈, 혈관, 치아, 피부 등 인체의 거의 모든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프린팅 기술만 가지고 실제 임상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식한 장기가 인체 내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기까지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손상된 조직이나 장기를 재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여러분도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줄기세포 치료입니다. 줄기세포란 인체 내의 어떤 세포로도 분화 가능한 만능세포로 주변조직에서 보내는 시그널에 따라 근육, 뼈, 지방, 연골, 혈구 등 어떤 세포나 조직으로도 분화될 수 있습니다.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배아단계의 세포를 채취해서 얻을 수도 있으나 윤리적인 문제로 상용화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고 성체에서 세포를 채취해 역분화 시켜 얻는 성체줄기세포도 있습니다. 성체줄기세포는 윤리적 문제로 부터 조금 더 자유롭기 때문에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줄기세포 치료법이 현실화 되면 지금의 의료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신경손상의 치료나, 치매, 파킨슨병, 백혈병, 암 등의 질병도 정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전자 가위기술도 들어보신 분이 있을 겁니다. 유전자 가위기술이란 동식물 유전자에 결합해 특정 DNA 부위를 자르는데 사용하는 인공효소로 유전자의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고 정상 DNA로 갈아 끼우는 유전자 편집기술을 말합니다. 유전병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교정, 항암 세포 치료제와 같이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기술입니다. 유전자 가위 같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발달하면 얼굴은 원빈, 지능은 아인슈타인, 몸은 권상우, 사회성은 유재석과 같은 아기를 만드는 디자이너 베이비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끔찍한 상황이 올 수 도 있는 것입니다. 기술적, 윤리적 문제로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기는 어렵겠지만 만약 이것이 가능해져서 지구상에 모든 사람들이 모두다 미스코리아, 미스터코리아인 세상이 과연 옳은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영생까지 바라보는 인간의 욕망과 의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 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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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