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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구강미생물 관리실’ 설치 캠페인

김혜성 이사장 전도사 자처
치과 항생제 처방 줄이기, 치주포켓 닦기 잇솔질 계몽운동 앞장

“피부과 부설로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것처럼 치과도 ‘구강미생물 관리실’을 설치해 구강내 상태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치과의사이자 미생물 연구자로 잘 알려진 명선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혜성 이사장이 치과계 ‘구강미생물 관리실 설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또 구강미생물 관리의 일환으로 ‘항생제 처방 줄이기 캠페인’ 및 ‘치주포켓 닦기 잇솔질 계몽운동’도 치과계가 힘을 합쳐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생물학 연구를 담은  ‘내 안의 우주,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를 펴낸 김 이사장을 만났다. 김 이사장은 수년간 미생물 연구에 매진하면서 관련 저서와 번역본을 다수 출간해냈다.

김 이사장은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통해 미생물이 ‘박멸’이 아닌 적절한 관리를 통한 ‘공존’의 대상임을 깨닫게 됐다”면서 “미생물은 환경과 상황에 적합하게 관리하면 몸에 유익한 생명체”라고 설명했다.

#치과 처방 항생제 90%가 불필요

미생물과의 공존을 위한 노력은 그가 운영 중인 사과나무치과병원에 그대로 적용됐다. 먼저 병원 내 항생제 처방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모든 진료영역에서 준수했다. 항생제 처방률 감소를 위해 병원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기적인 교육과 자체 모니터링, 제어시스템도 구축했다. 그 결과 치과 항생제 처방률이 43% 감소했다. 이 같은 연구는 지난해 11월 치의학계 저명 SCI 학술지에도 게재돼 주목받았다.

김 이사장은 “치과에서 보통 발치 후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는데 이것은 감기에 걸렸을 때 감염이 생길까봐 예방차원에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예방차원의 항생제 처방은 근거가 없다. 실제 치과에서 처방하는 항생제의 90% 이상이 불필요하다는 논문이 있을 정도로 불필요한 처방이 많다”며 치과계에 항생제 처방 줄이기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과다 처방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전체 항생제 처방률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치과의 경우 임플란트 등 침습적 시술이 늘어나면서 항생제 처방이 오히려 늘고 있다. 전체 항생제 처방 중 치과계 처방률은 10% 정도를 차지한다.

김 이사장의 경우는 임플란트 수술 후 10명에 한명 꼴로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 시술 당일이 아닌 붓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해당한다. 우선 소염제만 처방하고 경과를 관찰하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된 케이스는 단 한건도 없었다.

# 구강 미생물 관리 치과계 블루오션 전망

미생물과의 공존을 위한 그의 노력은 항생제 처방을 줄이는데서만 그치지 않았다. 본격적인 구강내 미생물관리를 위해 사과나무치과병원 산하 구강과학연구소에 ‘예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구강위생관리실을 개설했다. 구강위생관리실에서는 임플란트 환자나 흡연자 등 구강건강에 취약한 사람을 대상으로 입속 미생물을 확인하고 기본적인 잇솔질 교육부터 세균 검사, 치주낭 깊이 측정 등 세심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치과 임플란트 시장은 한번 끓어올라 이제 정점을 지나고 있다”며 “향후 디지털과 미생물 시장에 치과의 미래가 있다고 본다. 양적으로는 디지털 시장이 더 클 것 같지만 구강위생관리실을 통한 미생물 전반에 대한 관리 역시 치과 수익과 연관이 있는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피부관리실이나 미용실을 가듯이 정기적으로 구강관리실을 방문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고 비용부담을 줄여준다면 치과문턱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노령화 사회 치주포켓 관리 필수

김 이사장은 이와 더불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치주포켓 닦기 잇솔질 계몽운동’도 치과계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주포켓에 인체 내에서 가장 위험한 바이오필름이 있다는 것이 많은 연구 논문을 통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과거 잇솔질이 가로 닦기에서 세로 닦기로 바뀌는 계몽이 한차례 있었는데 이제 치주포켓까지 닦을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대국민  잇솔질 계몽운동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