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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탈북 치과의사들이 말하는 북한 치과의료

남북한 치의학 교류·협력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한반도에 평화의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레 남·북한 치과의료 분야 교류·협력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독자들이 궁금해 할 북한 치과의료 현실을 탈북 치과의사들에게 직접 들어보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북한 치과의료 지원을 해나가는 게 바람직한지 톺아보는 기획기사를 상·하로 준비했습니다.<편집자 주>

*탈북 치과의사 세 명을 상대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북한 치과대학 교육 현황부터 알고 싶다. 우선 치과대학이 총 몇 개나 있는지, 정원은 어느 정도 규모인지 궁금하다.

“북한에는 독립된 치과대학이 존재하지 않는다. 평양직할시에는 김일성종합대학, 9도(평안남도·평안북도·황해남도·확해북도·강원도·자강도·양강도·함경남보·함경북도)에는 9개 지방 종합대학이 있다. 각 종합대학 내에 여러 개의 단과대학 중 의학대학(의과대학)이 존재하며 이 의학대학 안에 지역 치과의사 수요에 따라 부속 구강학부(과)가 있다. 이 가운데 구강학부(과)가 없는 곳도 있다. 학교당 정원은 지역 인구수에 따라 20~100명 정도로 추정된다.”

-구강학부(과)의 학제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또 어느 정도 성적이어야 입학이 가능한가?

“학제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6년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평양의학대학의 경우 구강학부가 1990년대에는 예과1년, 본과 5년 6개월이었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서 예과는 없어지고 본과 5년으로 줄어든 것으로 안다. (치과의사에 대한) 사회적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관계로 입시시험 성적이 높아야 입학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졸업 후에는 보건국의 결정에 따라 지역별 병원에 배치된다.”

-구강학부(과)에서 주로 어떤 과목을 배우나? 구체적인 과목 이름을 소개해 달라.

“의학기초와 임상과목을 기본적으로 배우고 구강학기초와 구강전공과목을 공부한다. 기초과목으로 구강학기초, 구강재료 및 기구학, 구강해부조직학을 배운다. 또 전공과목으로는 구강내과학, 구강외과학, 구강보철학, 소아구강학, 구강교정학, 치주과학, 얼굴 성형외과학 등을 공부하게 된다.”

-남한처럼 치과대학 학생들이 보는 전용 교과서가 있나? 만약 있다면 어디서 출판하나? 교과서는 한글로 돼 있나?

“구강학과 전용 교과서는 과학교육출판사나 교육도서출판사에서 출판한다. 교과서는 전부 한글로 돼 있다. 한자 혹은 외래어에서 유래된 용어도 거의 대부분 한글형식으로 돼 있다. 예컨대 우식=이삭기, 크라운=모자, 드릴=뚫개, 상악동거상술=상악동저쳐들기술 등이다.”

-남한 학생들과 북한 학생들의 평소 생활 모습을 비교해본다면?

“한국 치과대학 학생들은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안다. 북한 치과대학 학생들은 공부 외에 행사나 건설 등 사회적 동원이 많고 방학도 보름 정도로 짧아 여가시간이 많지 않다.”

-북한 치과의료 현황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자. 북한의 치과 의료전달체계는 어떻게 구분돼 있으며 주민들의 전반적인 구강건강 상태는 어떤가?

“1차는 동/리 병원(보건지소 형식), 2차는 구역/군 병원(보건소 형식), 3차는 시도/도 병원(전문병원 형식), 4차는 종합/대학 병원(종합병원 형식)이다. (남한처럼) 개인 치과의원은 없다. 주민들의 구강건강상태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전기, 치과재료 부족 등이 장기화하면서 열악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북한에서 진료 술식 주로 무얼 많이 하나? 한국에서는 최근 심미적 요소를 충족하는 진료(교정, 심미보철) 수요가 늘고 있다. 북한에서도 이러한 심미 진료 수요가 있나?

“진료술식은 지역별 차이가 존재한다. 대도시 병원에서는 보존술식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소규모 지방병원에서는 보존보다 발치를 비롯한 외과적 술식이 많다. 김정은 집권 이후 과학교육분야의 세계화 추세에 따라 최근 평양 ‘류경치과병원’을 비롯한 치과 전문병원에서 임플란트 및 심미보철 치료 횟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에서도 임플란트를 생산한다고 들었다.

“2016년 ‘류경치과병원’ 임플란트과에서 국산화된 재료와 기구에 의한 새로운 임플란트 치료방법을 확립했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입산 임플란트 재료/기구에 대한 임상연구 및 치료제를 제한적으로나마 진행했다. 북한 군산복합체에서 독점해오던 티탄재료를 민수용으로 일부 돌리면서 ‘비류강’ 상호로 임플란트가 개발됐다.”

-북한의 치과 진료비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북한은 이른바 ‘사회주의 무상치료제’가 유지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무상치료제지만 국가가 재료, 설비 등을 다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구입해서 치료하기도 한다. 따라서 환자마다 그에 따른 보수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한에서 치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해 진료받을 수 있는 계층은? 특정 계층인지, 아니면 모든 주민이 다 치과에 갈 수 있는지?

“모든 주민은 1차 진료기관인 동진료소에 갈 수 있지만 동진료소 치과가 열악한 것으로 안다. 간부의 등급에 따라 시급, 중앙급 의료기관에서 특별진료를 받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진다. 진료권이라는 증명서가 있으며 등급에 따라 진료1, 2, 3과에서 진료받게 된다.”

-북한에서 치과의사가 되면 안정된 삶이 보장되나?

“북한에서는 의사, 치과의사 위에 공무원이 있다. 보위, 보안, 당, 국가기관의 공무원들이 국가로부터 풍요로운 삶을 보장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