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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마시는 방법

스펙트럼

맥주는 도수가 높지 않고 웬만한 음식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이다. 날이 더울 때는 더위를 쫓으려 맥주를 찾고, 날이 추울 때는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서 맥주를 찾는다. 맥주만으로 취하지 않아 답답할 때는 소주나 양주와 섞어 마실 수 있도록 좋은 베이스가 되어주니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술이라 할 수 있다.

학부 동아리 활동 후 뒤풀이 때마다 매번 맥주를 마시곤 했는데, 매주하는 뒤풀이에 마시는 맥주의 양이 인당 수천cc에 달했다. 500cc 맥주 빨리 마시기, 파트별 대결 등등 뒤풀이를 즐기기 위한 게임들을 진행하고 나면 어느새 많은 양의 맥주를 마시게 되었다. 학생들이 그렇게 술을 마시려면 가격이 저렴한 곳을 가야하기 때문에 물 탄듯한 맛없는 맥주를 마시느라 하마터면 맥주가 질릴 뻔도 했다.

하지만 맛있고 다양한 세계 맥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그런 걱정은 접어둘 수 있게 되었다. 예전 기억에 외국맥주는 비싼 술과 같은 이미지였다면, 요새는 어느 편의점에서나 쉽게 볼 수 있어 부담없이 소맥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친근한 술이 되었다. 이렇게 다채로운 맥주를 언제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좋은 세상이니, 대한민국 인구 중 밤에 맥주 한 잔 하지 않고 자는 사람이 더 적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계맥주의 종류만 해도 적지 않은데 다양한 수제맥주가 있어 우리의 선택권을 더욱 풍족하게 해준다. 맥주를 국가별로 구별해가며 맛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맥주의 숙성 방식과 원료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느끼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맥주의 알코올과 탄산은 효모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효모가 어떤 발효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크게 라거와 에일로 구별된다. 저온에서 하면발효를 거치게 돼 청량감있는 라거가 만들어지고, 실온에서 상면발효를 거치게 되면 깊은 맛의 에일이 만들어진다. 라거 맥주에만 익숙해진 입맛에 에일 맥주를 처음 맛보면 마치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것처럼 신선한 충격이 느껴진다.

에일 맥주에도 한 가지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재료인 맥아와 홉을 어떻게 넣어주느나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밀 맥아를 사용하여 부드러운 맛을 주는 바이젠, 옅은 과일향에 드라이한 느낌을 주는 벨지안 에일은 가볍게 즐기기 좋은 에일 맥주이다. 이보다 좀 더 진한 과일향에 쌉쌀한 맛의 조화를 느끼고 싶다면 페일 에일을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장기간 여행길에도 맥주가 상하지 않도록 도수를 높여 만든 것이 기원이라는 IPA는 인기 메뉴 중 하나이다. 좀 더 묵직한 맛이 필요하다면 검게 태운 보리를 맥아로 사용하여 만든 포터나 스타우트가 있다. 통칭 흑맥주라고 불리는 이들은 어두운 색에 진하고 쓴 맛을 갖고 있어 다른 맥주와는 차별된 느낌을 준다.

남이 만들어주는 맥주가 질려간다면 직접 만들어 보는 방법도 있다. 맥주를 직접 만드는 것은 숙성기간을 좀 기다려야 하지만 난이도가 높은 술식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다. 어려운 부분이 없고 기다리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만드는 동안 마실 맥주를 미리 준비해 두는것도 좋다. 단,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므로 위생 관리가 중요해 사용할 도구들을 마치 병원 기구를 다루듯 알코올 소독을 잘 해줘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맥주를 한번 만들고 나면 생각보다 많은 양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같이 만들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다른 종류의 맥주를 만든 후 서로 교환해서 좀 더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영준 전 회장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