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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 with why

스펙트럼

학교나 세미나에서 강의를 하면서 종종 말미에 필자가 틀어주는 동영상이 있다. Youtube에서 “start with why”로 검색하면 Simon Sinek이란 이름의 저자가 강의를 하는 내용이다. 제목처럼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유를 알고 일을 하라는 내용이다. 너무 뻔한 내용이지만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 그렇지는 않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이미 치과의사가 된 사람이며 전문직이기에 할 일이 정해져 있고 그것이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적은 안정적인 직업이다. 하지만 의외로 치과의사의 직업 만족도는 신문에 54위로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높지 않다. 미국은 직업만족도 1위가 치과의사인 것과 비교하였을 때 이러한 차이는 경제적 여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다른 측면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Simon Sinek은 동영상에서 말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할 일이 무엇(what)인지는 잘 알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어떻게(how) 해야 될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을 왜(why)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이야기 한다. 모든 치과의사는 치과의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더 잘 할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왜 치과의사를 하는지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이 점은 교수로서 직업을 갖고 있는 필자도 해당된다). 사실 외적으로 남들이 좋다고 하기에 직업이나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내적으로 내가 이 일을 사랑해서 선택하는 경우보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고 있는 일에서 내적가치를 찾아서 부여해야 한다. 일이란 우리의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행복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많은 치과의사가 어렸을 적 처음 치대에 입학하였을 때 설레는 기분으로 강의실에 앉았을 것이고 졸업 후 설레는 마음으로 치과의사 면허를 받고 처음 취직하여 환자를 보았을 것이다. 사회적 성취나 경제적 여유 등의 이벤트는 발생하였을 때 주는 당장의 외적인 만족감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그라들고, 인간은 바뀐 상황에 금방 적응하며 긍정적으로 바뀐 상황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므로 계속 이 일을 하였을 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 자기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해야 더 행복해질 수 있다.

“Start with why”란 제목과 달리 우리는 지금 이미 출발해버렸다. 치과의사의 길이란 열차에 탑승하였고 가고 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지만 현재 이룬 안정을 잃어버릴까 불안해하거나 반복되는 진료일상에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면 지금이라도 why를 찾는 것이 삶은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이 지치고 잘 안풀리고 고될 때, 필자 역시 현재의 위치에서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이유를 생각하며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그 why를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보면서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면 반복되는 작업과 스트레스에서 오는 허무함과 지루함이 나를 지배하고 허송세월하게 만들 것을 필자 역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현재 서울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