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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역사와 의의

특별기고 | 대한노년치의학회 커뮤니티케어

정부는 한국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인 커뮤니티 케어를 작년, 2018년부터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됩니다. 치과계가 공공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커뮤니티케어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1. 백세시대의 치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_커뮤니티 케어 연재를 시작하며
2. 고령화의 오래된 미래, 일본형 커뮤니티 케어인 지역포괄케어 소개
3.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역사와 의의
4. 커뮤니티 케어 사업추진시 지역주민참여의 중요성
5. 부천시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 사업계획
6.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의 중요성
7. 공중구강보건에서 치과계의 미래를 본다_ 커뮤니티케어 촉탁의제도의 의미

 

인구 노령화에 따라 특히 노인에 대한 돌봄 서비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 것은 오늘날 전 세계적 추세라 할 수 있다. 증가된 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전적으로 공공기관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지금,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의 다양한 주체들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여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데에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의 의의가 있다.
 

커뮤니티 케어의 연원은 선두적인 복지국가인 북유럽의 나라들, 그리고 영국 등에서 찾을 수 있다. 2차 대전 이후 근대적이고 보편주의적인 복지국가체계를 확립한 영국의 경우, 전후부터 대처 집권 이전까지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민의 복지는 전적으로 국가가 책임진다는 관념이 유지되었고 커뮤니티 케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복지 서비스는 공공기관이 제공했다. 이후 1970년대의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1979년 보수당이 집권하자, 대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여 공공부문을 민영화했고 영국의 국가 복지는 퇴보한다. 하지만 다시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블레어-브라운(Blair-Brown) 정부는, 대처에 의한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앤서니 기든스가 주장한 ‘제 3의 길’을 받아들인다.
 

그 후 2010년 정권을 되찾은 보수당의 캐머런은 지난 시절 노동당의 ‘큰 정부’를 비판했다. 지나친 관료주의와 국가의 개입이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억제하고 ‘사회’를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한 그는, 정부가 아닌 시민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부여함으로써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삶과 커뮤니티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자는 ‘큰 사회(big society)’ 정책을 내세운다. 정부도 국가도 아닌 사회에 방점을 둔 것이다.
 

커뮤니티 케어는 무엇보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희망하는 장소, ‘자신이 살던 곳(집)에서 노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하여 돌봄의 질이 향상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정책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각기 분산된 상태로 공급되던 여러 사회서비스를 통합하여 제공한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커뮤니티 케어는 복지국가의 위기, 즉 공적 복지의 후퇴와 민간 복지의 확대를 의미한다. 가족 케어 (family care)를 은폐하려는 허울좋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비난도 받는다. 커뮤니티 케어가 오랜 기간 고령사회에 이른 여러 나라들의 핵심 정책과제로 추구되었지만 용어 자체가 가지는 상징성과 성공에 비해 막상 정책 결과는 지지부진했다는 비판도 있다. 최근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전지구적 신자유주의화와 복지영역의 시장화는 커뮤니티 케어도 피해가지 못하는 부분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복지수요의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특히 한국사회는 최근 급속한 고령화를 보여 나이든 노인(old-old)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까운 가족 중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이 있거나 있었던 경험이 있다. 핵가족화로 인해 가족 구성원들에 의한 돌봄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오늘날, 커뮤니티 케어는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복지서비스의 한 방편을 넘어 21세기 고령사회의 핵심적 사회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참고문헌
공선희, 영국의 커뮤니티 케어 정책의 역사적 변천과 쟁점: 노인케어의 혼합경제를 중심으로, 2015
공선희, 영국 캐머런 연립정부의 ‘큰 사회(Big Society)’ 정책과 사회 서비스의 변화: 노인 돌봄을 중심으로, 2015
김윤영, 윤혜영, 커뮤니티케어 해외사례와 함의 그리고 구상, 2018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동정
대한노년치의학회 기획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