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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가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방에 가면 이불이 깨끗하게 잘 개어져 있고, 모든 요소들이 보기 좋게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집은 안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자취를 해보신 선생님들께서 과거 기억을 떠올려보시면 일반적으로 혼자 사는 젊은 시절에 이불을 매일 깨끗하게 정리하지 않은 적이 많았음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의 강연에서 이불을 정리하는 이유에 대한 부분이 나옵니다. 집에서 엄마와 아이가 실랑이가 벌어지는 상황으로 ‘밤에 와서 잠들고 나면 다시 어질러지는데 왜 아침마다 정리를 해야 되냐’고 아이가 말합니다. 일견 맞는 말입니다. 사실 저도 그런 이유로 이불 정리를 안 할 때가 많습니다.


이 강의에서 최인철 교수님은 이것은 ‘어차피 어질러진 상태로 돌아가게 되니깐 중간에 뭔가 정리를 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는 논리라고 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이유로 많은 것들에 ‘부질이 없으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라는 삶의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뭔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행위, 정리정돈하는 행위 등도 모두 따져보면 잠깐의 기분 좋음은 사라질 것이고, 정리해 놓는 것도 다시 사용하면 어질러지니깐 모두 부질없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나 애인에게 멋진 옷을 선물해주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옷이 낡아지게 되고, 잠깐 다이어트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좋은 몸매를 갖게 되어도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므로 부질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게 되면 인생이 더 피폐해지거나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부질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다고 뭔가 하는 이유는 그 순간이 좋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그러한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두운 사고방식에서는 ‘어차피 항상 행복할 수 없고, 불행하지는 않더라도 행복하지 않은 순간으로 돌아올 거면, 행복해질 필요도 없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살다 보면 이불 외에도 정리할 일들이 많이 쌓여갑니다. 저 같은 경우도 논문, 학회일, 자녀의 어린이집 입소서류 준비, 하이패스카드 발급 후 내비게이션 등록, 적금 후 만기된 금액 찾기 등의 일들이 미루다 보니 많이 쌓여갑니다.


필요해서 해야 되는 이유도 있지만 아닌 경우는 많이 미루게 됩니다. 그런 쌓인 미룬 일들을 볼 때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집니다. 어차피 이 미룬 일들을 해치워도 다른 일들이 또 생길 거야 하는 마음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정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리정돈이 처음에 잘 안될 수도 있고 다시 해야 될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의 정리에 의미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가 기억나지 않는 유튜브에서는 매일 이불을 정리해야 되는 이유로 매일 아침 작은 성취를 느낄 수 있고, 때때로 엉망이 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을 때 정리된 이불을 보면서 작은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매일 정리정돈만 하면서 살다 보면, 허무함을 느끼거나 순간의 행복도 못 느끼는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일들을 우선순위로 올리고 하면서 그렇지 않은 일들은 정리정돈하듯이 살아야 합니다. 이불정리는 안 할 수는 없는 일인 것은 맞지만 인생에서 목표로 중요한 일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절실하다고 느끼는 일을 찾아서 해야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절실해지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