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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급실 리모델링 및 코로나 발생 초기 대응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관리 대응(1)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에 효과적인 감염관리와 방어체계를 위해 국·내외 문헌 및 자료, 임상적 기술을 바탕으로 단계별 지침서를 제작한 김범수 원장을 통해 일선 치과 병·의원에서의 의료진 및 환자 안전 등 체계적인 감염관리를 위해 참고할 수 있도록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전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북반구의 겨울을 맞이하면 2차 대유행이 시작될 것이라 예상하였고, 이미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1차 유행보다 많은 수의 확진환자가 매일 보고되고 있습니다. 2019년 부터 감염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이후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제가 경험하고 임상에 적용하고 있는 내용이 부족하나마 다른 원장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부족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감염관리에 관심을 갖고 중앙공급실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된 계기
2014년 과천에 개업후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겪었던 메르스사태는 병원 경영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확진 환자가 다녀간 것도 아닌데 내원 환자가 없어지고 매출이 급락하는 일을 손을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동지역 이외에 우리나라만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한 편이라, 2015년 당시에는 손소독제나 N95마스크를 해외 직구를 통해 비교적 쉽게 구할수 있었고, 사태가 진정된 후 남은 N95마스크는 창고에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모교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2019년 2월부터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의 원내생 진료실에 임상지도교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은 국제수준의 치의학교육 인증을 받기 위하여 오랜 기간동안 준비하였고 2014년 CODA의 수검과 보완을 계속하면서 최종 인증의 절차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 재학하고 있던 2000년 초반에 비하여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감염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의 병원에 감염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정착시키는 과정에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2019년 4월경 우연한 기회에 중국 상하이에 있는 Branemark Center에서 개최된 세미나 및 연수참가를 위해 방문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위생수준이 우리나라에 비해 못하다고들 생각하지만, 예전부터 여러 선배님들을 통해 들은 바로는 일부 병원들의 경우 우리나라 대학병원에 못지않는 시설과 감염관리 체계를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신마취가 가능한 수준의 수술실과 독립된 룸형태의 진료실, 이를 뒷받침하는 중앙공급실과 이를 운영하는 의료진의 감염관리 수준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연자분이 술자가 되고, 세계 각국의 치과의사와 의료진이 진료에 참여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감염관리 체계는 국제표준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미뤄두고 있던 소독실 리모델링과 보다 체계적인 감염관리, 교육훈련을 진행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2. 중앙공급실 리모델링과 감염관리 교육, 훈련
중국에 다녀온 후 6월부터 감염관리 전문가인 김영복 대표님과 소독실 리모델링에 관하여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적인 목표와 현실 사이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수정 보완한 후 중앙공급실 도입 및 감염관리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중앙공급실 리모델링 설계와 병행하여 월 1회 이상 외부전문가를 모시고 감염관리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였고, 2019년 10월 병원 내부교육 및 동기부여를 위해 감염병 위기대응 훈련을 진행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중국 및 북한을 통해 전파되고 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감염관리 체계를 업그레이드 하고 불과 몇개월 후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따라줘서 메르스때와는 다르게 감염병 사태에 비교적 잘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3. 2020년 설연휴를 앞두고 국내 첫 코로나 확진환자 발생
그 당시만 해도 책에서만 봤던 판데믹 사태가 실제로 벌어질줄은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고, 취소는 감히 말도 꺼내보지 못한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여행을 출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휴양지인 발리에서 맘편히 쉬지 못한채, 국내에서 계속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과 중국에서 감염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귀국길의 발리공항 출국장은 입국때와는 달리 마치 영화의 한장면에 실제로 들어와 있는 듯한 혼란과 공포가 섞여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많은 중국인들과 공항에서 부대끼며 귀국하는 길은 무척 불안하기도 하고 유난히 멀고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혹시나 하고 가방에 넣어뒀던 N95마스크는 귀국해서 바로 진료를 해야한다는 마음에  비행기와 공항에서 내내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N95마스크는 메르스사태때 해외직구로 구했던 것이고 이번에 코로나19사태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휴 마지막날 병원에 혼자 나와서 감염위험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거슬리는 부분을 정리하고, 다음날 직원들이 출근하자마자 감염관리를 강화하면서 진료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여행중에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에 대비해서, 급하게 일주일정도 환자예약을 미루고 본격적으로 감염병 사태에 대해 감염관리 교육을 해주셨던 외부전문가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감염병 대응지침을 본원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 1단계 시작>
설연휴가 끝난 직후부터 감염병 대응지침 1단계를 적용하여 일반진료시에도 모두 헤어캡, 고글, 쉴드를 착용했습니다. 대기실 곳곳에 언제나 사용할수 있도록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준비없이 내원하는 모든 환자에게 덴탈마스크를 제공하고 착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미 감염관리 체계를 도입한지 몇 개월 지난 후였기 때문에 의료진의 표준주의가 지켜지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하였습니다. 진료실에서는 헤어캡과 쉴드를 항상 착용하기 시작하였고 대기실에는 손소독제를 테이블마다 비치하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대응체계 지침서 1단계>
핵심: 표준주의
적용기준 : 코로나 비이러스 확진자 1명 발생 시점부터 즉각실시
복장기준: 모든 의료인은 헤어 캡, 마스크, 글러브, 고글 또는 실드 착용, 명찰패용
진료대응: 의료인 표준주의 1단계 및 환경소독제 전개
환경관리: 손 소독제 및 소독티슈 준비(대기실, 접수대, 출입구)
환자에게 사용된 오염기구 및 비품은 바스켓에 담아 격리 이송한다.
(불투명 바스켓에 담으며, 의료폐기물 마크 부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