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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Editor's Pic

춘궁기라고 하여 보리가 아직 여물기 전인 음력으로 4~5월인 오뉴월은

굶주림으로 신음소리 가득한 애달픈 시기였습니다.

맥령기라고도 해서,

험한 산 하나를 넘듯 삶의 고비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시기였기도 합니다.

 

그렇게 배고픈 시기가 언제였는지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지금은 쌀 소비가 줄어들어 오히려 수출을 하고,

보리는 별미중의 별미요,

건강식으로 특별하게 찾아 먹는 시절이 되었으니

호시절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TV에서는 각종 요리 프로가 인기를 끌고,

먹을거리로 너튜브 방송이 넘치게 되었으니,

분명 먹고 사는 것으로 따지면 호시절이 맞겠지요.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배고픔으로 움켜쥐던 육신의 고통은 사라졌지만,

대신 무심함의 시선들만이 교차되는 신(新)춘궁기가 있는 듯합니다.

“겉보리가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 안한다.”는 속담은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은 하급 품질의 보리 약간만 있어도

남의 신세를 절대 안지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떠나,

권력욕 혹은 금력에 취하여 자존감까지 버리지는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황금빛 찬란한 보리밭에는 질척이는 욕망은 사라지고,

까끌까끌한 보리가시를 태우고

익혀진 보리를 손바닥으로 비벼먹던 추억이 가득합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