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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과 55년 동행 “봉사는 내 삶 그 자체”

봉사자, 치과의사, 사회지도자 다양한 위치서 큰 뜻 펼쳐 
진료봉사 인원 3만 명 훌쩍, 불우이웃 돌봄 삶 지속 희망
봉사부문 박종수 전 의장

 

박종수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이 진료 봉사를 한 역사를 되짚어 가면 55년의 세월이 함께 따라 온다. 지난 1965년 치대 원내생 시절 시작한 봉사로, 누적된 진료 인원만 어림잡아 3만 여 명이 훌쩍 넘는다.


산간오지·낙도 등 무의촌 지역은 물론 도시 소외·취약 계층, 구두닦이, 장애인, 장애어린이, 넝마주이,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족, 파병 당시 월남 국민, 소년소녀 가장, 무료급식 노인 등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머물던 이웃들이 그의 봉사 진료를 받으며, 함께 울고 웃었다.


이 같은 공로를 통해 ‘2023 치의신보 올해의 치과인상 봉사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박 전 의장은 “앞으로도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생을 이어가고 싶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위해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 봉사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생명이 가장 소중한 만큼 의료인으로서, 신앙인으로서 늘 섬김의 자세로 이분들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베트남 1등 명예훈장, LG의인상, 한국 가톨릭대상, 치협 공로대상 등 수많은 포상과 표창이 박 전 의장의 공적을 수식하지만, 그가 일관되게 보여온 봉사자로서의 삶, 그 궤적에 견주면 작은 각주에 지나지 않는다.


진료 봉사 뿐 아니라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국가도, 사회도 보듬지 못한 노인들의 끼니를 그는 살뜰히 챙겨왔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분도와안나 개미꽃동산 사랑의 식당에서 노숙인, 결식자, 독거노인, 차상위계층 등 매일 600∼800명의 소외된 이웃들을 상대로 무료급식 봉사를 이어왔다. 지난 2007년에는 법인이사, 2018년부터는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 전 의장은 모든 봉사의 과정을 총괄하는 동시에 향후 지속적인 봉사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오늘에 이르렀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 위해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의(醫)’와 ‘식(食)’을 겸해서 
할 수 있는 봉사 계속 이어갈 것”


현재 개미꽃동산은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2층, 180평 규모의 새 건물을 신축 중에 있다. 새 건물에는 치과 무료 검진실과 무료 노인 건강증진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박 전 의장은 “충북에 음성 꽃동네가 있다면 호남 광주에는 ‘인간사랑 개미꽃동산’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사랑의 식당은 궁핍했던 경험과 기적 같은 베풂을 받은 저의 종착지”라고 그 의미를 규정했다.


박 전 의장은 올해의 치과인으로 선정돼 받을 성금 역시 개미꽃동산 건물 신축과 봉사를 위해 전액 기부할 뜻을 이미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의식주가 입고 먹고 주거하는 문제였지만 지금은 ‘의’가 의료 즉, 건강을 의미한다”며 “새 건물이 1월 중순이면 완공 될 예정인데 무료 노인 건강증진센터가 함께 들어서면 노인들의 건강을 돌봐드리고 동시에 식사도 해결할 수 있는 든든한 봉사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지도자로서의 족적도 뚜렷하다. 국제라이온스협회 광주지구 총재로 이른바 ‘5천 운동’을 전개했으며, 광주시 도심활성화 총괄위원으로 ‘이웃사랑 10가지 운동’을 펼쳐 사회 통합 및 갈등 해소에 앞장섰다. 또 천주교 광주대교구 회장단으로서 ‘3만 운동’을 제안 및 시행했으며, UN NGO 밝은사회클럽 한국본부 부총재로서 자연보호운동, 낙도 농어촌 무료진료, 불우이웃 구급세트 기증 등의 활동을 이어나갔다.


치과계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도 모두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광주지부장 재직 당시 ‘광주발전 이웃사랑 10가지 운동’을 광주시청에 제안했고, 이를 광주시장이 국무회의에서 발표함으로써 전국운동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치협 감사를 지내면서는 전국 불우노인 1만5000명을 선정해 개원의 1만5000명이 1인당 1명씩 무료의치를 장착하는 봉사를 제안해 시행되기도 했다.


특히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역임 당시에는 치과의사 윤리헌장 및 윤리지침 53개항을 제정, 선포했으며, 치협 정책연구소 설립을 제안하고, 설립을 위해 500만 원을 기부하며 솔선수범했다.


박 전 의장은 “이제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의(醫)’와 ‘식(食)’을 겸해서 할 수 있는 봉사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며 “특히 자신도 선배님처럼 봉사 진료를 다녀왔다고 말하는 후배들을 보면 저의 작은 봉사가 후배들의 큰 봉사로 발전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치과계 봉사의 대물림과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치과인들이 지금까지 봉사를 많이 했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치과의사 후배들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치과의사 상을 계속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