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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황재국 목사]사랑은 아무나 하나

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사랑도 움직이는 것입니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죽은 것, 또 죽어가는 것입니다. 죽음은 모든 행위가 정지되는 것을 말합니다. 행동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모든 행동이 다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생산적이고 무가치한 행동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1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은 극심한 로마정권의 핍박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 나갔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그들을 향해서 다음과 같은 명령을 했습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해 기도하라. 무엇보다도 열심히 서로 사랑 할찌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베드로전서4:7-8) ‘테레사 수녀’는 “우리가 사랑하면 기도할 수 있고 기도하면 봉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결국 사랑의 문제입니다. 개인의 문제, 가정의 문제에서부터 한 단체, 국가의 문제가 생각해 보면 사랑이 식어지고 변질 될 때부터 생기는 것입니다.

 

지식, 물질의 부족, 환경의 악화가 인생의 문제를 일으키는 긍극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사실 물질이 좀 부족하더라도 사랑이 풍성하면 사람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질이 풍부하고 사랑이 부족하면 인간은 불행을 느낍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사랑이면서도, 사람들이 애타게 목말라 하는 것이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할 줄 모른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치 홍수 후에 온 천지가 물로 범람한데도 정작 마실 물이 부족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에 서툰 이유는 참 사랑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저절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의지요, 행동인 것입니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은 아무나 하나”입니다. 배워야 하는 학습인 것입니다. 왜냐면 참 사랑은 지. 정. 의가 포함된 전 인격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계산하는 것이 사랑이 아닙니다. 또 감정만 있는 사랑도 안 됩니다. 사랑은 Modeling이 됩니다.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방식은 내가 전에 배운 사람의 방식입니다.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그와 관계를 맺는데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전에 그렇게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조금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의 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제부터 올바른 사랑의 모델을 발견하면 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책입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께로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한일서4:7-8) 하나님의 사랑은 십자가를 통해 구체화 되었습니다. 십자가는 장식품이 아닙니다. 종교적 표시도 아닙니다. 십자가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표현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달빛과 같아서 의(義)의 태양이신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난 이후에야 참으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당신은 사랑할 줄 아십니까?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해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 김현승 ‘가을의 기도’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