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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황재국목사 안산호수중앙교회]빛과 소금

이제 대통령선거가 1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 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는 국가의 앞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은 시점이기 때문에 무척이나 예민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프란체스코 알베로니(1929~) 박사는 그의 저서 ‘지도자의 조건’에서 지도자는 크게 둘로 나눈다고 했습니다. ‘창조하는 지도자’와 ‘파괴하는 지도자’입니다. 파괴하는 지도자는 공통적으로 무능력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많이 하며 교만합니다. 반면에 ‘창조하는 지도자’는 결단력이 있고, 두려움에 맞서고, 모든 일에 정직하고 겸손합니다.


일찍이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역사는 ‘창조적 소수’가 이끌 때는 언제나 희망이 있었고 반대로 ‘지배적 소수’가 군림할 때는 역사가 어두운 길을 걸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여기서 ‘창조적 소수’라 함은 백성을 섬기려는 태도를 지닌 ‘설번트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고, ‘지배적 소수’는 백성위에 군림하고 착취하는 ‘카리스마 리더십’을 가르칩니다. 대통령도 등급이 있다고 합니다. ①등급:국민들이 좋아한다. ②등급:여당에서 좋아한다. ③등급:야당이 좋아한다. ④등급:적국에서 좋아한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 시대의 백성들은 그들의 수준을 넘는 지도자를 선택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볼링을 치다보면 킹핀(Kingpin)이라는 볼링핀이 있어서 그것을 제대로 쓰러뜨리면 다른 모든 핀들이 줄줄이 다 쓰러지게 됩니다. 하지만 킹핀을 제대로 쓰러뜨리지 못하면 다른 핀들도 잘 쓰러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시대의 통지자가 역사 앞에 어떤 자세로 서느냐에 따라서 그 시대 백성들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이번 대선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와 기독교인들도 이번 선거와 정치적인 현실에 대해 방관하거나 무관심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참여하느냐는 굉장히 민감한 신학적인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두 왕국설(영적인 통치 영역인 교회와 세속적인 통치영역인 국가)로 역할을 구분하면서 상호 보완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니…”(마5:13-14) 라고 하시면서 모든 사람에게 빛을 비추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빛과 소금의 공통점은 자신을 녹이면서 맛을 내고, 스스로를 불태우면서 어둠을 밝히는 ‘자기희생’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교회는 ‘빛’의 역할을, 개인적으로 기독교인들은 ‘소금’의 역할을 함으로써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빛은 그 비추는 대상과 언제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을 때에만 그 빛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소금은 언제나 그 대상 속으로 녹아 들어가야만 맛을 내고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됩니다.
교회는 세상의 어둠을 비추는 ‘빛’입니다. 교회가 정치권과 밀착하거나 어느 특정한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면 그 빛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질 우려가 있고 그 빛이 꺼질 위험성도 생깁니다.
그러나 개개인 그리스도인은 정당에도 가입할 수 있고 어느 후보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식은 ‘소금’의 기능으로서 해야합니다. 집단적인 힘으로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모쪼록, 빛으로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지혜롭게 조절함으로써 국민의 권리를 잘 행사하는 이번 선거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