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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김동석 원장 이달의 추천도서

7월 김동석 원장 이달의 추천도서

 

암기의 힘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저자

  

책을 많이 읽는데 막상 실상에서 써먹지 못한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머릿속에 읽은 내용은 대략 저장 되어 있는데 끄집어내질 못하는 겁니다. 그 이유는 핵심적인 내용을 암기하지 않아서입니다. 물론 외워도 다시 잊어버리긴 하지만 적어도 그 내용을 표시해 놓거나 옮겨 놓으면  다시 전체에서 찾아야 하는 수고는 덜 수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표시를 했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그 내용이나 구절을 사진 찍어놓습니다. 쌓이게 되면 자신의 훌륭한 어록이 만들어진답니다. 꼭 해보세요. 이번 달은 찍어 놓을 구절이 참 많은 책들입니다. 스마트폰 스마트하게 써보시는 한 달이 되시기를….



자기성찰의 맑은 거울이자
한 시대의 반듯한 초상이며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고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돌베개, 2010


1988년 첫 출간된 이래 현재의 개정판에 이르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감동을 남기며 이 시대의 고전으로 기록되고 있는 옥중문학의 백미입니다. 제가 수필집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아직까지 이 책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 수필은 없습니다. 공자의 ‘논어’나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었을 때와 같이 한구절 한구절이 깊이 있고 인간적이고 따뜻했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는 극한의 비극미까지 있어서 가슴이 저릴 때가 참 많았습니다. 치과의사인 저에게는 ‘죄수의 이빨’이라는 글에서 비극미는 절정에 이릅니다. “…뽑은 이빨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어느 날 운동시간에 15척 담 밖으로 던졌습니다. 일부분의 출소입니다. 어릴 때의 젖니처럼 지붕에 던져서 새가 물고 날아갔다던 이야기보다는 못하지만 시원하기가 포르말린 병에 넣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감옥에서 그린 그림, 하루 두 장씩 지급되는 휴지와 비좁은 봉함엽서 등에 철필로 깨알같이 박아 쓴 일부 편지의 원문을 그대로 살려, 글의 내용에 못지않은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년 20일간의 옥중 삶의 흐름이 저자의 고뇌 어린 사색의 결정과 함께 잔잔히 펼쳐지는 이 책은, 현재의 삶을 돌아보는 자기성찰의 맑은 거울이자 한 시대의 반듯한 초상이며,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고전입니다.


 

경쟁을 시킬수록 성과는
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고
무능한 사람은 늘고 인재는 떠나

 

『착각하는 CEO』 알에이치코리아, 2013

 

여러분 대부분은 치과의사이자 리더이고 CEO입니다. 최근 경영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그 지식수준 또한 수준급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리더일수록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경영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직원을 관리하고 조직을 운영하고 경영 전략을 수립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경험이 많아질수록 잘못된 선입견이나 착각이 더 공고해지는 건 왜일까요? 또한 직관적으로 당연하다고 내린 판단이 번번이 반대되는 결과들로 이어지고,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이 결국 직원들의 원성을 사는 이유는 뭘까요? 이 책은 직원들의 심리를 잘 안다고 믿는 CEO의 자신만만함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인간의 심리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많은 것들이 편견이고 고정관념이며 때론 심각한 착각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뛰어난 인재들을 모아놓을수록,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킬수록, 능력에 따른 연봉제를 시행할수록, 노는 직원이 적을수록, 치밀한 계획을 짤수록 성과가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일 잘하는 직원을 승진시켜야 하고, 착한 직원일수록 동료들이 좋아하고, 직급이 높을수록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성과가 뛰어나면 당연히 높은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의 연구 성과들에 따르면 이는 모두 심각한 오류임이 드러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경쟁을 시킬수록 성과는 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기 쉽고, 무능한 사람은 늘고 인재는 떠납니다. 실수가 없는 조직이 오히려 위험하고, 이타적인 동료는 축출대상이 됩니다. 베테랑 인사책임자일수록 엉뚱한 사람을 뽑기 쉽고, 무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높게 평가합니다. 왜 이럴까요? 조직, 사람, 전략이라는 3부 구성으로, CEO와 관리자부터 신입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가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를 집대성한 책! 착각의 양이 많은 관계로 책이 좀 두껍습니다.


 

사물에 의문을 품고 사색하고
삶이 어떻게 철학을 낳았는지…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 입문서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책읽는수요일, 2012

 

셰익스피어와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한 후대 문학가와 사상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몽테뉴의 정신세계를 12가지의 프레임으로 추적하는 이 책은 아주 훌륭한 몽테뉴 입문서라고 생각됩니다. “내가 나비의 꿈을 꾸는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기원전 4세기에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사상가 장자의 그 유명한 ‘호접몽’입니다. 이로부터 1900여 년 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라고 말합니다. 수천 년의 시차를 두고 동서양의 두 사상가가 한 말은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자신은 물론 주변의 모든 사물에 의문을 품고 깊게 사색한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존재에 대한 깨달음이겠죠. 이 책은 몽테뉴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삶이 어떻게 철학을 낳았는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몽테뉴의 치열한 사색이 그 자신의 행동과 어떻게 충돌하고 합쳐지며 발전해나갔는지를 흥미롭게 보여 줍니다.


 

비속어를 쓰려면
그 의미를 잘 알고 써야 하며
무엇보다도 타이밍이 중요
 

『B끕 언어』 네시간, 2013


학창 시절 유난히 욕을 많이 하던 여학생이 남자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정작 본인은 이제 욕을 하지 못하게 되고 학생들의 욕과 비속어는 그 뜻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저 애들은 뜻을 알까?’ 하는 물음에서 수업중 5분씩 비속어에 대한 공부를 같이 하게 됩니다. 이 책은 비속어를 쓰지 말라는 책이 아닙니다. 비속어가 나쁘다고 얘기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대화를 말랑말랑하고 재미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써야하는 타이밍이 중요하고 무엇보다도 비속어를 쓰려면 그 의미를 잘 알고 써야 한다는 의도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은 욕이 난무하는 책입니다. 책은 ‘꽐라’ ‘존나’ ‘쩐다’ ‘쌩까다’ ‘간지나다’ ‘깝치다’ 등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단어 70여 개의 뜻을 풀이했고, 그와 관련해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들을 덧붙였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언어 습관과 교육 현장에 대한 생생함이 느껴져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이 책 ‘존나 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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