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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김동석 원장 이달의 추천도서

8월


김동석 원장 이달의 추천도서

 

김동석

ㆍ치의학박사

ㆍ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저자


시·나·브·로

  

심리학자인 셀리그만(Seligman)이 말한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계속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 실패의 원인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은 불가능하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려서 시도하지 않으려는 심리상태를 말합니다. 즉 ‘해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책읽기에 있어서도 이런 무력감이 작용합니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이 생각나지 않거나 다시 읽어도 처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것이 쌓이면 독서가 과연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책읽기가 소용없다는 무력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책읽기를 통해 변화되는 모습은 눈에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변화가 아주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즉, 책읽기를 통한 변화는 ‘시나브로’ 일어납니다. 오늘도 여러분을 시나브로 변화시킬 책들을 소개합니다.


 

과학의 관점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 다섯 가지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바다출판사, 2013


지금은 ‘인문학’의 시대라고들 말합니다. 어린이부터 대학교, CEO 최고위과정에 이르기까지 인문학 열풍입니다. 하지만 인문학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자칫 과학이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진화학자인 저자 장대익은 ‘과학’을 통해 인문학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인간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시작된 지점에서 문사철(文史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적 반응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은 다섯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호모 사이엔티피쿠스(Homo Scientificus), ‘탐구하는 인간’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특징은 미지의 영역을 파헤치는 탐구에 있습니다. 둘째는 호모 리플리쿠스(Homo Replicus), ‘따라 하는 인간’입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을 따라 함으로써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셋째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공감하는 인간’입니다. 인간은 뛰어난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넷째는 호모 렐리기오수스(Homo Religiosus), ‘신앙하는 인간’입니다. 동물과 달리 앞날을 예측하고 계획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은 이에 따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를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모 콘베르게니쿠스Homo Convergenicus, ‘융합하는 인간’입니다. 과학이 인간에 대하여 말해준 이 다섯 가지 본성이 건네는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책을 찢어 보세요”
 행동이 생각을 바꿀 수 있다


『립잇업』 웅진지식하우스, 2013


우리는 생각이 행동보다 우선순위라고 흔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행동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책은 행동이 생각을 바꿀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는 자신의 저서인 이 책을 “찢으라”고 제안합니다. 습관은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중대한 장벽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일에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것입니다. 책을 찢는 것도 바로 그런 것입니다. 심리적으로는 좀 불편하지만, 그래도 큰 피해가 없는 그런 일을 하나씩 시도해보는 것입니다. 책 제목 립잇업(rip it up)은 ‘뜯어내거나 찢어버린다’는 뜻으로, 무언가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도록 요구할 때 쓰는 강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판에 박힌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책을 찢을 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하지 않던 아주 작은 행동을 해 보는 일, ‘척’하는 일. 그게 저자가 강조하는 변화의 바이러스입니다. 인간의 감정과 행동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얼굴을 찡그리지 않으면 찡그릴 일이 별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톡스를 맞고 얼굴을 찡그리는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자 실제로 기분이 더 좋아지더라는 실험 보고도 있습니다. 보톡스 주사를 놓으실 때 환자의 행복을 위해 주사기를 들 이유가 생겼지요?

  


 

 ‘반려동물’이 있다면
 사람과 함께 사는 ‘반려충’도 있다


『서민의 기생충 열전』 을유문화사, 2013


저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애완동물을 말합니다. 그런데 ‘반려충’도 있으니 그게 바로 기생충입니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인간과 함께 살아갈 생명체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채변봉투’가 생각납니다.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말만 들어도 속이 뒤틀릴 것 같은 기생충에 걸린 친구들은 며칠 후에 교실에서 나눠주는 알약을 부끄럽게 받아갔었습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아직도 인간이라면 누구든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보이듯 기생충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막역한’ 사이입니다.


기생충은 알게 모르게 우리 몸을 숙주로 살아갑니다. 그중에는 나쁜 기생충, 착한 기생충, 이상한 기생충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착한 것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것일까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흥미진진하게 답을 써내려간 책입니다.


기생충에 대해 이렇게 대중적으로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썼다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여러분의 ‘반려충’에 대해 공부해 보세요.


 

독일 점령하 14살 소년 눈으로 본
폴란드 빨치산들의 이야기


『유럽의 교육』 책세상, 2013


마치 유럽의 교육제도에 대해 말하고 있을 것 같은 책 제목이지만 이 책은 독일 점령하에 있었던 폴란드 빨치산들의 이야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도서전시회에서 돈을 주고 사간 책 중의 하나여서 유명세를 탄 책입니다. 책의 제목만 보고 한 신문사에서는 ‘박 대통령이 유럽교육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해 유럽교육 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것 같다.’라는 황당한 설명을 해 놓기도 했습니다.


로맹가리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문제작인 이 책은, 작가가 2차 대전 중에 썼고 실제 소설 배경 또한 전쟁 중으로 폴란드의 숲속에 숨어살며 독일점령군에 맞서 싸우는 빨치산과 일원인 소년 ‘야네크’의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쟁 배경이라지만 그렇게 무겁지도 않은 건 아직 어린 14살 소년의 시각으로 보는 것들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 속에서 인간이 행하고 생각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만나면 과연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물론 쉽게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에 반복되어 나오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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