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UIC시카고치과병원장이 다년간 쌓아온 병원경영 노하우와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치과경영 비법을 16회에 걸쳐 공개합니다. <편집자주>

클리닉 손자병법
이정우 인천 UIC시카고치과병원 대표원장
                    ·치협 경영정책위원

치과에서 제공하는 의료라는 상품은 서비스입니다. ‘서비스’라 하면 조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의료는 본질적으로 서비스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특성으로는, 무형성(intangibility;보이거나 만질 수 있는 형태가 없음), 이질성(heterogeneity;제공자의 상황에 따라 서비스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음), 비분리성(inseparability;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짐), 그리고 소멸성(perishability;생산과 동시에 소비되지 않은 서비스는 소멸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의료서비스는 동시성과 소멸성을 가지기에 상대적으로 불리합니다. 일반 공산품처럼 생산해 놓고 재고로 보관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치과 경영에서도 문제점을 낳습니다.

병원을 열어 놓으면 환자가 항상 넘치던 시대는 지났다고 이미 말씀 드렸지요. 환자가 얼마나 방문해 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병원 운영을 위해 유니트체어 수를 결정하고 직원을 채용해 놓습니다. 최소 운영 규모로 말이지요. 그 결과 현실에서는 환자가 몰리는 시간엔 바쁘고 나머지 시간은 한가하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수요와 공급은 항상 일치하기 어렵습니다. 개원 초반엔 최소로 운영하자고 계획하여 작게 시작했는데 환자가 늘어서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제대로 서비스를 하지 못하면 찾아온 환자가 떠나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반면 환자가 많을 것을 예상해 시설, 장비, 인력에 많은 투자를 해 놓았는데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계속 유지하기가 곤란하지요. 사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공급보다는 수요에 대한 관리가 더욱 절실합니다. 따라서 오늘은 수요 관리를 위한 방법으로 예약제, 재고화 등에 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예약제입니다. 당연히 하고 있는 일이지만 예약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챙길 것이 있습니다.

우선, 예약은 고객이 아닌 병원 사정이 편한 시간에 잡는 것이 기본입니다. 고객이 선택하는 것은 저희가 편한 시간 중의 선택이지,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시간을 선택하도록 하면 혼잡은 해결이 안됩니다.

기왕이면 우리 병원의 혼잡 시간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여 한가한 시간대로 예약을 유도하면 좋겠지요. 그리고 예약을 잘 지키시는 분은 가능한 한가한 시간대에, 부도율이 높은 분은 혼잡한 시간대에 잡아 드리는 것 또한 바람직한 예약관리입니다.

서비스 재고화도 수요관리를 위해 반드시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초진시 치료 계획 상담을 하고 모든 치료를 하시도록 권유합니다.

그러다 경기가 나빠져 수요가 줄면 매출도 줄어들게 되지요. 그것을 극복할 방법은 서비스의 재고화, 즉 초진 때 모든 치료를 한꺼번에 다 진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환자분께 적정한 치료만 권유하고 급하지 않은 것은 재고화하여 남겨 두는 것이지요. 당장은 매출이 크게 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고객이 떠나가지 않고 쌓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경기와 상관없이 언제든 환자는 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하므로 꾸준히 고객이 끊이지 않는 병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매출 압박으로 급해진 원장님의 마음을 조절하실 수 있다면 말이지요.

서비스 재고화의 중요한 장점은 ‘신뢰’입니다. 비즈니스 관계에서 신뢰는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대부분의 병원은 소위 ‘견적’이라는 것만 제시하여 고객이 아닌 ‘봉’으로 취급되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적정한 치료만 권유하는 의사를 만난 고객은 의사를 신뢰하게 되고, 의사는 고객이 떠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얻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관계의 씨앗을 꾸준히 뿌리시는 것이 결국 꾸준한 성장과 큰 수확이라는 열매를 가져다 줄 것 이라고 확신합니다.
궁금한 것은 dentmast@gmail.com 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