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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월요시론

아내는 선행학습을 전혀 하지 못한 채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항상 늦게 적응했고 처음에는 꼴찌를 하게 되었습니다.

기간제 교사를 7년가까이 한 아내는 교사의 마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선생님에게 아무 것도 해주시 않아도 선생님의 기분을 좋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선생님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좋아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친절을 경험합니다.

 반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선생님께서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같은 반 친구들이 자신을 공격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아내가 초등학교 1,2학년을 공부를 못하는 학생으로 지냈습니다. 아내가 전학을 가게되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는 아내와 눈도 한번 마주치시지 않았습니다. ‘그곳에 가서 열심히 잘해.’라는 말도 듣지못했고 “너는 그렇게 해서는 앞으로 별 수 없어”라는 메시지만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학을 가서 아내는 깜짝 놀라는 경험을 했습니다. 자신의 성적을 모르시는 선생님께서 너무도 친절하셨던 것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받는 친절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 첫째도 저와 아내를 닮아서 초등학교에서는 거의 꼴찌 근처를 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겪었던 비슷한 경험을 겪으면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중학교때는 더 심한 경험을 했는데 문제는 저의 자세입니다.

잘 가르쳐주려고 애를 쓰다가 아이가 집중을 못하면 그만 내려 놓습니다.

“마 됐다… 몰라도 된다” 라는 말이 떨어지고 일어나면 그때부터 첫째는 너무도 서럽게 울었습니다.

 저는 첫째가 너무 큰 장벽에서 힘들어 할 것 같아서 다음번에 이해해도 된다고 내려놓은 것이지만 약간은 상심한 감정을 담은 것이 문제입니다. 그것이 몇번 쌓이고는 이제는 절대로 아버지에게 배우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꼴찌는 집중력이 떨어져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덜하다고 생각했던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꼴찌도 잘하고 싶다’라는 것을 몰랐고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꼴찌의 경험이 있던 아내는 첫째를 잘 이끌어갔습니다. 제가 내려 놓은 그 순간에도 아이는 무척이나 잘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아내에게 들었던 놀라운 사실은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들이 가장 낙담하는 순간이 시험점수가 발표되는 순간이라고 이야기할 때입니다. 어른들이 포기하면서 이 아이들이 갈 곳을 잃은 것입니다.
아내는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거의 모든 학생들을 1대1로 가르쳐주었습니다.

항상 고민했고 아이들이 숙제를 다 해오지 않으면 끝까지 하도록 지켜보아 주고 같이 했습니다.
아내는 영어를 잘 하는 영어선생님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아내가 가장 자신없어 하는 과목이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끔 기간제로 일했던 아내를 10여년이 지나서도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인사를 하는 아이들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우등생으로 살아왔습니다. 우리도 모르게 좋은 대접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우등생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의 좋은 두뇌가 누군가를 파괴하고 비교하고 비하하거나 비꼬는 곳에 쓴다면 우리는 큰 죄를 그들에게 짓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조금만 겸손해지고 ‘노력하면 할 수 있고,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온다’는 사실로 격려할 수 있다면 그들은 불가능속에서 대단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이고 그때 우리를 기억해주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