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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과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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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 주일에 목사님께서 예수님을 믿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서 권면하시기 위해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비유로 설교를 하셨다. 이는 많은 수로 구성된 평가단이 ‘진정한 가수’라고 심사되는 가수만 남기고 하나씩 탈락시키는 형식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어떤 가수를 원하는가라는 것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이 내용을 예로 들면서, 마찬가지로 ‘진정한 기독교인’을 원하는 심리를 언급하셨다. 결론은 ‘나는 그리스도인이다’라고 할 때에 그 단어에는 우리가 떠올리는 ‘진정한’이라는 형용사가 처음부터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의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추가적인 설명이 없어도 의미공유가 되어야한다 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말씀하시기를 “건강한 명사는 보충 수식 형용사가 필요 없다”라는 것이었다.
이후에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치과의사’라는 명사에도 수식 형용사가 필요가 없을가? ‘친절한, 치료 잘하는, 환자를 위하는…’등등의 형용사가 없이도 모두들 그렇게 생각해줄 것인가 하고 말이다. 과연 우리들을 지칭하는 치과의사라는 단어는 환자들에 의해서 어떻게 정의가 내려지고 인식되어지고 있을까?
1년 전 쯤 이었나보다. 한 여자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병원 신환으로 내원하였다. 내원이유가 한 네트워크 병원에서 아이가 유구치를 신경치료 받고 크라운을 씌웠는데 그 치아가 다시 염증이 생겨서 뽑게 되었다고 하였다. 어떤 치과의사가 치료한 유치도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경치료의 성공률은 100%가 아니다라고 설명을 드리니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치과의 그 이후의 응대가 섭섭했다는 말씀이셨다. 아이 잇몸에 붓는 증상이 생겨서 그 치과를 찾아가서 이런 상태에 대해서 원인과 해결책을 설명 들으려하니 진료했던 치과의사는 몇 개월 사이에 벌써 그 병원을 떠났고, 다른 선생님께서 봐주시는 것이 아니라 비 진료인이 응대하면서 진료에는 문제가 없었으니 보상을 원한다면 병원이 잘못해서 그런 상황이 생겼다는 증거가 될 만한 서류를 준비해서 오라고 했단다. 나도 들으면서 어이가 없어서 그 치과에는 어떤 경로로 가시게 되었냐고 여쭈었더니 원래 그 치과가 평판이 그리 좋지는 않은 치과인줄은 알았지만 워낙 치료비조건이 좋아서 가셨었다고 하시면서… “선생님, 그래도 제가 무면허 돌팔이에게 간 것은 아니잖아요? 정식 치과의사에게 갔었잖아요? 그런데 그럴 수 있는건가요?”라고 거의 울먹이면서 말씀하시는데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또 며칠 전에는 아는 분이 다음과 같은 치과관련 인터넷 기사를 보내오셨다. 기사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병원과 의사에 따라 치과 진료비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단순히 진료비 차이가 나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환자의 경우에도 병원에 따라 제시하는 진료 내용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익에 민감한 기업형 치과의 경우 ‘과잉진료’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1년 과잉진료를 포함한 치과진료에 대한 신고건수는 101건이었지만 2012년 108건, 2013년에는 137건으로 증가했다…” 참으로 뭐라 의견을 말하기가 난감한 내용이었고, 결국 사회적으로 치과의사상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게 할 수도 있을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같은 인터넷 세상에서는 말이다.
과연 치과의사됨 그 자체를 누가 정하는 것일까? 정부? 환자? 위생사?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하는 것 아닐까?
요즈음 그 어느 때 보다도 치과대학을 졸업할 때에 오른 손을 들고 동기들과 함께 외쳤었던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생각이 나는 것은 왜 일까?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승준 분당예치과병원 원장